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최강이라고 하면 야구 모르는 사람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요즘 올 시즌 전망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류 감독은 “오승환이 있었어도 최약체라고 했을 것”이라고 웃으면서도 “매년 전력이 조금씩 떨어진다. 오승환과 배영섭의 공백은 크다. 우승을 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전력보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제대로 안 된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류 감독의 고민. 올해는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삼성의 객관적인 전력은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 이후 가장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반면 롯데, 한화, NC 등 지난해 중, 하위권팀들은 강해졌다. LG, 넥센 등 지난해 강호로 올라선 팀들의 기세도 여전하다. 전통의 강호 두산과 SK도 재정비를 마쳤다.
▲ 전문가들, 삼성 최강이라 하지 않을 것
류 감독은 “전문가들도 더 이상 삼성이 최강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이 최강이라고 하면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웃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더 이상 삼성이 최강 혹은 1강이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않는다. 물론 은근슬쩍 “그래도 삼성이 우승에 가장 가깝다”라고 말은 하지만, 예년만큼 압도적이지는 않다. 심지어 한 야구관계자는 “삼성도 현재 상황에서 부상자가 더 나오면 확 무너질 수도 있다”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올 시즌 판도는 안개 속이다. 어느 전문가들도 “O강O중O약”이라고 단언하지 못한다. 그저 “역대 가장 치열한 시즌이 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한다. 확실한 건 삼성이 편안하게 승수를 쌓을 팀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정규시즌서 우승하려면 1~2팀 정도는 확실히 압도해야 한다. 지난해엔 KIA, 한화, NC가 삼성의 승수자판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삼성의 승수자판기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 모든 팀을 상대로 조금씩 승수를 더 벌어야 한다는 계산. 그러나 모든 팀의 전력을 종합하면 그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 컨디션이 늦게 올라온다
류 감독은 “결과가 좋으니까 넘어간 것”이라고 했다. 삼성 특유의 슬로우스타터 기질을 두고 한 말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시즌 초반에 강하지 않았다. 시범경기서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를 차지했다. 2012년엔 5월까지 단 한번도 5할 승률을 찍지 못했다. 지난해엔 출발이 나쁘진 않았지만, 시즌 후반 LG의 맹공에 시달려 힘겹게 우승을 차지했다.
류 감독은 “우리가 원래 지금 못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계속 진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어 “감독은 ‘이러다 시즌 막판까지 못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라고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트레이드, FA 등 우승을 해도 전력보강이 이뤄져야 또 우승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전력이 계속 떨어지니 문제”라고 냉정하게 삼성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류 감독은 결국 시즌 초반 페이스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즌 초반부터 최대한 승수를 벌어놓아야 시즌 막판 극심한 순위싸움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른 감독들도 “올 시즌은 초반에 처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라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가뜩이나 예전과 같지 않은 전력. 류 감독은 삼성 특유의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왜 삼성은 항상 시즌초반에 주춤하거나 부진할까. 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대체로 페이스가 늦게 올라온다”라고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물론 정규시즌 개막에 맞춘 상태다. 그러나 전력이 떨어졌고 J.D 마틴, 권오준, 신용운 등 부상자가 속출한 삼성의 현실에선 이런 상황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의 걱정. 올해는 괜한 엄살은 아닌 것 같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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