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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캐칭과 풋워크가 우선이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포수출신이다. 1984년부터 1986년까지 삼성에서 159경기에 나섰다. 일본에선 1969년부터 1983년까지 긴데쓰에서 뛰었고 지도자 생활도 긴데쓰에서 했다. 2012년까지는 라쿠텐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송 감독은 누구보다도 일본에서 포수 육성에 힘을 쏟았다. 때문에 포수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다.
송 감독은 “양의지는 완성형 포수다. 거의 터치를 하지 않는다. 백업 포수 중에선 김응민이 가장 앞서있다. 백업포수는 수비력을 중시하고 싶다”라고 했다. 양의지가 공격형 포수라 상대적으로 균형을 맞추고 싶어하는 듯했다. 알고 보니 송 감독의 포수론 자체가 포수의 수비력을 강조한다. 송 감독은 15일 KIA와의 광주 시범경기를 앞두고 포수론을 공개했다.
▲ 수비력의 기본은 캐칭과 풋워크
송 감독은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캐칭이고 두번째는 풋워크”라고 했다. 흔히 수비력 좋은 포수의 상징으로 어깨가 좋은 포수를 꼽는다. 도루저지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현대야구가 기동력이 중시되는 상황에서 포수의 주자견제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투수가 슬라이드 스텝으로 주자를 견제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러나 송 감독은 포수는 일단 공을 잘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투수가 포수를 믿고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공을 마음대로 던질 수 있다. 다음은 풋워크. 캐칭을 잘하기 위해선 반드시 유연한 풋워크가 필요하다. 송 감독은 “어깨가 약해도 캐칭과 풋워크가 좋으면 도루저지능력을 높일 수 있다”라고 했다.
투수가 던지는 볼을 잡는 동시에 오른 발이 뒤로 빠져나간 뒤, 간결한 스윙으로 공을 던지면 된다는 의미다. 송 감독은 “송구하는 시간을 줄이는 작업이다. 한국 포수들은 이 동작이 늦다. 어깨가 약해도 안정적인 캐칭과 간결하고 빠른 풋워크로 송구 시간을 줄이면 도루저지율이 높아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을 받는 동시에 체중을 오른발에 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송구 역시 타점이 너무 높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팔을 높게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걸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포수교육법이 다른 한국과 일본
송 감독은 일본에서 자신이 포수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일본에선 포수가 입단하면 2년동안 캐칭만 가르친다”라고 했다. 이후 풋워크와 송구도 같은 방법으로 단계적으로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철저하게 기본을 다지지 않으면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이겨내는 선수가 1군에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포수들의 수비 기본기가 좋은 건 이 때문이다.
송 감독은 “일본 포수들은 평상시에도 송구보다는 캐칭과 풋워크 연습을 많이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 포수들은 캐칭, 풋워크, 송구 연습을 동시에 한다”라고 지적했다. 꼭 어느 쪽이 옳다고 주장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송 감독은 포수가 좋은 수비력을 갖추기 위해선 캐칭과 풋워크 훈련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감독은 “한국 내야수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두산도 마찬가지다. 우리 내야수들은 당장 일본에 가도 통한다. 특히 오재원이 매력적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송 감독은 한국 포수들에겐 그리 높은 점수를 매기지 않았다. 유독 세대교체가 더딘데다 백업포수는 물론이고 주전도 확실치 않은 팀이 있는 게 한국야구의 포수 현실이다. 포수 대란도 결국 포수들의 수비력 강화훈련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한국야구가 포수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송일수 감독(위), 양의지(가운데), 김재환(아래).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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