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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0.207.
MBC 스포츠플러스 송재우 해설위원은 17일 LA 다저스 류현진의 콜로라도전을 생중계 하면서 “투수가 2할7리면 매우 뛰어난 것이다”라고 했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전혀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다. 하지만, 동산고 시절 이후 오랜만에 방망이를 잡은 지난해, 58타수 12안타 타율 0.207 5타점을 기록했다. 12안타 중에는 2루타 2개와 3루타 1개도 섞여있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이 있었다.
내셔널리그 선발투수에게 타격능력은 결코 무시할 것이 못 된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특성상 기본적인 작전수행능력을 비롯해 언제든 출루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춰야 한다. 물론 타격 연습을 할 시간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량이 좋은 투수가 타석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선발진 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류현진 역시 지난해 돈 매팅리 감독을 타석에서 깜짝 놀라게 했다.
류현진의 타격재능. 올 시즌에도 종종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시범경기는 팀들간의 합의에 의한 로컬룰이 적용되는 케이스가 많다. 아무래도 많은 타자의 컨디션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내셔널리그 팀들끼리의 경기라고 해도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은 경우가 있다. 류현진 역시 그랬다. 시범경기서 타석에서 방망이 잡는 모습을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웠다.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서 9번타자로 등장했다. 호주 시드니 개막 2연전을 앞둔 LA 다저스 주축 멤버들의 마지막 시범경기. 최대한 정식 경기와 비슷한 환경에서 경기할 필요성이 있었다. 류현진은 정상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특유의 재능을 뽐냈다. 2타석에서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우선 3회 1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조던 라일스의 초구 직구에 깔끔하게 1루방면 보내기 번트에 성공했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들어오자 주저 없이 번트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5회 두번째 타석에선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카운트 3B1S에서 볼넷으로 1루에 출루했다. 류현진은 칼 크로포드, 핸리 라미레즈의 안타에 3루까지 진루한 뒤 곤잘레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홈까지 밟았다. 작전수행능력과 기본적인 주루능력을 갖췄다는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류현진은 체격은 크지만, 민첩성과 순발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5회 곤잘레스의 희생플라이에 홈으로 쇄도하는 류현진의 모습은 꽤 날렵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최대 관전포인트는 2년 연속 10승과 평균자책점 3점대 달성 여부, 첫 15승 도전 정도로 요약된다. 그에 못지 않게 타석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도 관심을 모은다. 과거 메이저리그서 전성기를 누렸던 박찬호도 수준급 타격능력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류현진은 앞으로 내셔널리그서 최소 4~5년을 더 뛴다. 방망이 재능이 있는 건 꽤 쏠쏠한 보너스다.
[타격하는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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