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여전히 미완성이었다.
SK가 17일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내줬다. SK로선 매우 기분 나쁜 패배였다. 오리온스는 3차전서 가드진 열세에 대한 해법을 어느 정도 찾은 듯하다. 배테랑 전형수와 김강선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현민도 한결 집중력을 끌어올린 모습이었다. SK는 김선형과 주희정, 김선형과 변기훈을 동시에 기용해 오리온스를 압박했으나 도리어 오리온스의 강력한 압박에 공격력이 무뎌졌다.
SK가 믿을 구석은 심스였다. 심스가 투입되면 매치업에서 확실한 우위를 지닐 수 있다. 장신 포워드들이 즐비한 SK. 김동욱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오리온스 역시 장신 포워드들이 많다. 때문에 매치업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코트니 심스가 필요했다. 골밑 플레이를 하는 심스에게 오리온스는 윌리엄스와 장재석을 붙여야 했다.
심스는 공격에선 그럭저럭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였다. 심스는 기동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SK가 자랑하는 3-2 드롭존을 시도하기가 어렵다. 3-2 드롭존의 핵심은 빠른 공수전환이다. 그러나 심스 옵션을 극대화하기 위해 문경은 감독은 시즌 막판부터 전형적인 2-3 지역방어를 준비했다.
문제는 SK가 정규시즌에 이런 전술로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극도의 집중력과 상대에 대한 약점을 철저하게 공략하는 포스트시즌. SK의 심스 옵션은 확실히 위험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문 감독은 심스를 이용했다. 어차피 헤인즈 홀로 40분을 뛸 수 없다. 오리온스는 헤인즈에 대한 수비도 확실하게 준비했다.
심스는 확실히 지역방어 이해도가 떨어졌다. 경기 전 문 감독은 “심스에게 포스트 지역만 커버하라고 했는데 버거워하더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심스는 거칠게 나온 장재석, 리온 윌리엄스를 전혀 커버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시도한 도움수비. 필연적으로 외곽 찬스가 열렸다. 이날 오리온스의 외곽슛 컨디션은 좋았다.
결국 SK는 심스 옵션을 1~2차전에 이어 이날도 옳게 사용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엔 헤인즈의 출전 시간이 길었다. SK는 패배했다. 기본적인 매치업과 객관적 전력에서 SK는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오리온스가 가드진 열세 카드를 들고 나온 것처럼 SK 역시 신무기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날 SK는 오리온스의 거친 수비에 어시스트가 극히 적었다. 헤인즈에게 극도로 의존했다. 이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심스 옵션을 가다듬는 게 숙제다. 문 감독은 심스와 함께 수비 이해도가 높은 박승리를 투입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4차전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이틀. SK는 4차전을 어떻게 준비할까. SK에 숙제를 안긴 한 판이었다.
[심스.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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