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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신의 선물-14일' 속 바로와 한선화의 도전이 기특하기까지 하다.
아이돌 그룹 B1A4 바로와 걸그룹 시크릿 한선화는 현재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 이하 '신의 선물')에서 각각 지체장애인 기영규, 꽃뱀 출신 제니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당초 이들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 투입으로 드라마의 화제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이미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각인된 이들의 출연이 작품 몰입에 도움을 줄 수 있겠냐는 일부 반응이 뒤따라 온 것.
물론 바로와 한선화는 각각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 빙그레 역,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이소란 역을 맡아 연기돌 신고식을 치른 상태였지만 이들의 연기력을 섣불리 검증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미 조승우, 이보영, 김태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이었음에도 바로와 한선화만은 편겨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이동훈 감독은 이에 대해 제작발표회에서 "아이돌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아이돌 캐스팅은 신인 연기자와 똑같이 오디션을 했다. 그 중 가장 연기가 좋았고 연기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며 "촬영하며 만족하고 있다. 홍보를 위해 아이돌 캐스팅을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이후 첫 방송이 시작되고 기영규, 제니로 변한 바로와 한선화의 연기도 뚜껑이 열렸다. 두 사람의 분량이 많지 않아 그들의 연기력을 단번에 평가하기가 쉽진 않았지만 확실히 이들의 도전 정신이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두 사람은 다수의 아이돌들이 '연기돌'이라는 타이틀로 연기에 도전하며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인 주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일부 아이돌이 어느 정도 연기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일부 좋지 않은 시선에 시달리는 것은 한 작품을 끌어나갈 만큼의 역량을 만들어놓지 않은 채 주요 역할을 맡기 때문.
하지만 바로와 한선화는 분량 대신 캐릭터를 선택했다. 이는 차근 차근 역량을 쌓기 위해 우선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똑똑히 알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적은 분량에도 이야기의 흐름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캐릭터의 매력을 전하는 동시에 자신까지도 부각시킬 수 있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와 함께 두사람 모두 범상치 않은 캐릭터에 도전했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무대 위에서 상큼함과 카리스마를 주로 보여주던 이들이 예쁘고 멋있는 이미지를 전하는 캐릭터가 아닌 각각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자칫 잘못 연기하면 온갖 화살을 맞을 수 있는 지체장애인, 꽃뱀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연기 자체도 도전이지만 더 나아가 해당 역할들까지도 배우로서의 큰 도전이다. 이미지를 위한 연기가 아닌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도전이기에 더욱 돋보인다. 물론 방송 초반 다소 어색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매회 극이 진행될수록 캐릭터에 녹아드는 모습에서 이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하는지를 느끼게 한다.
아마 바로와 한선화에게는 드라마 출연 내내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닐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마냥 '연기 하는 아이돌'의 뜻을 지닌 '연기돌'이 아닌 '진짜 연기를 할 줄 아는 아이돌'로 느끼게 하는 '연기돌'로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다수의 시청자들이 이들의 기특한 도전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신의 선물-14일' 바로, 한선화. 사진 = SBS '신의 선물-14일'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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