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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갑작스럽게 강판했다.
류현진이 23일(한국시각) 2014시즌 첫 등판서 애리조나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87개의 투구수에 55개의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순서로 다양한 공을 섞어 던졌다. 류현진은 크리켓 그라운드의 특수성도 잘 이겨냈고, LA 다저스의 어수선한 내야 수비도 잘 극복했다.
문제는 부상이다. 류현진은 발목 부상으로 6회 등판하지 않은 듯하다. 몇 가지 장면으로 짐작된다. 우선 류현진은 3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이후 디 고든의 우중간 2루타 때 3루까지 뛰었다. 그런데 가속도가 붙은 류현진은 홈까지 쇄도할 기세였다. 실제로 3루에서 살짝 오버런을 했다. 3루 주루코치의 저지로 홈까진 뛰진 않았는데, 이 과정에서 급격하게 속도를 줄여 3루로 돌아가는 사이 몸에 부하가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 중계진은 이때 류현진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장면은 5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런데 투수 조쉬 콜멘터에게 9구 접전 끝 볼넷을 내줬다.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였으나 7~9구에 연이어 볼을 던졌다. 이때 확실히 뭔가 본 모습이 아니었다. 류현진만의 경쾌한 피칭 폼과는 거리가 있었다. 발목을 슬쩍 돌려보는 모습도 보였다.
류현진은 후속 A.J. 폴락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5회를 깔끔하게 마쳤다. 그러나 6회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스코어가 6-0. 경기 상황만 보더라도 류현진이 굳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이유는 확실히 류현진의 완전하지 못한 발목 상태인 듯하다. 일단 현 시점에선 향후 류현진이 어떤 스케줄을 받아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실제로 발목이 썩 좋지 않다고 해도 류현진으로선 그리 상황이 나쁘지 않다. 류현진이 나선 이날 경기는 호주 시드니 개막전이었다. 아직 메이저리그 다른 팀들은 미국 본토에서 시범경기를 진행 중이다. 메이저리그 미국 공식 개막전은 31일이다. LA 다저스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샌디에이고와의 원정 3연전으로 정규시즌을 이어간다. 다시 말해서 류현진으로선 샌디에이고 원정까지 몸 상태를 돌볼 여유가 있는 셈이다.
물론 LA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의 미국 본토 개막전 직전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최종 3연전을 갖는다. 이때 류현진이 굳이 무리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류현진은 정상 스케줄대로라면 내달 3일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서 시즌 두번째 선발등판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열흘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LA 다저스가 31일 본토 개막전을 치른 뒤 내달 1일 하루 휴식을 취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류현진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시즌 첫 경기부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류현진으로선 부상이 있다면 차분하게 치료하기만 하면 된다.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빠른 스케줄을 밟아온 류현진. 이 참에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단 류현진은 LA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주 캐멀백랜치로 돌아간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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