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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수비부터 잡아라.'
LA 다저스 내야수 디 고든이 시즌 첫 경기에서 맹타로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수비는 아직 아니다. 시즌 첫 출전부터 너무나 평범한 타구를 놓치며 팀을 위기에 빠트릴 뻔했다. 부족한 기본기를 보완해야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고든은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뛰었다. 빠른 발을 갖춘 그는 최고의 1번 타자 유격수 후보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타격과 수비 모두 불안함을 노출했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1년 타율 3할 4리(224타수 68안타) 24도루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난 2년간 타율 2할 2푼 8리(2012), 2할 3푼 4리에 그쳤다. 통산 출루율도 3할 4리로 썩 좋지는 않다.
수비는 더 불안했다. 특히 땅볼 타구 처리 과정은 보는 자체로도 불안함이 느껴졌다. 포구 이후 바로 공을 빼지 못하고 꼭 스텝을 밟아야 했다. 그만큼 타구 처리가 느렸다. 고든의 대표적인 불안요소였다. 넓은 수비범위가 필수인 유격수로서 치명적인 약점이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까지 고든의 빅리그 통산 수비율은 9할 4푼 7리였다. 2루수 자리에서는 100%지만 3⅔이닝 동안 타구 4개를 처리한 게 전부라 표본이 작다. 유격수로 1304⅓이닝을 소화하며 35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지난해 수비율도 9할 3푼 6리에 그쳤다. 2루수로는 지난해 처음 나섰다.
고든은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서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날 공격에서 2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4회초 1사 후 폴 골드슈미트의 평범한 라이너성 타구를 뒤로 흘렸다. 아주 강한 타구가 아니었음에도 안정적으로 포구하지 못했다. 타구 방향으로 한 발 움직인 뒤 가운데서 잡아도 충분했다. 이날 고든을 향한 유일한 타구였는데, 이를 처리하지 못했다. 불안요소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
지난 시즌 다저스의 주전 2루수는 마크 엘리스였다. 정확한 타격과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는 엘리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의 통산 타율은 2할 6푼 5리, 2루수 출전 시 수비율은 9할 9푼 1리에 달한다. 알렉스 게레로, 저스틴 터너와 경쟁 중인 고든으로선 수비부터 잡아야 주전을 꿰찰 수 있다. 게레로는 시범경기 14경기에서 2루수로 53이닝을 소화하며 단 하나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다. 터너의 통산 수비율(2루수)은 9할 7푼 8리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고든이 16차례 시범경기에 2루수로 출전, 83⅔이닝을 소화하며 단 하나의 실책만 저지른 것. 수비율도 9할 8푼 2리로 괜찮다. 정규시즌에도 이만큼만 해주면 더 바랄 게 없다. 하지만 압박감 자체가 다르다. 시범경기 기록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 게다가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허무한 실책을 범해 우려가 더욱 커진 게 사실이다.
공격에서는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시범경기 18경기 타율 2할 8푼 6리(42타수 12안타) 5타점 9도루를 기록 중이다. 최대 장점인 기동력도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수비가 문제다. 센터라인의 한 축인 2루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비 강화가 필수다. 고든으로선 올 시즌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1988년생, 한국 나이 27세인 고든은 아직 젊다.
[LA 다저스 디 고든.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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