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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데뷔한 지 16년, 매년 한국 아이돌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그룹 신화가 16년의 관록이 그대로 담긴 공연을 보여줬다.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신화의 단독콘서트 'SHINHWA 16TH ANNIVERSARY CONCERT-HERE'가 개최됐다. 22일, 23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는 약 2만 7천여명의 관객들이 함께 호흡했다.
이날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은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했다. 10대부터 20~30대, 40~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과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온 팬들까지 한류스타로서 신화의 입지를 실감케했다.
콘서트에는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자숙하고 있는 앤디를 제외한 다섯 멤버만이 등장했다. 이들은 총 3시간 동안 31곡을 무대 위에서 소화했다. 이민우, 김동완, 에릭, 신혜성, 전진은 앤디가 없는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앤디의 파트는 댄스나 코러스로 대체됐다.
멤버들은 화려한 안무가 인상적인 '스카페이스(Scarface)'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이어 '비너스(Venus)', '브랜드 뉴(Brand new)'를 연달아 불렀다. 세 곡이 끝나자 멤버들은 약 1년만에 만나는 팬들에게 반가운 인사와 함께 근황을 전했다. 또 오는 10월 발매되는 신화의 12집 앨범 컴백 소식을 전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짧은 멘트 후 멤버들은 다시 '슈팅스타(Shooting star)', '레드카펫(Red carpet)', '헤이 컴온(Hey, come on)' 등 신나는 댄스곡으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들은 16년이나 됐음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댄스실력과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보여줬고 콘서트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콘서트 중간에 공개된 VCR은 콘서트의 백미였다. 매년 팬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기로 유명한 신화의 VCR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영상 속 멤버들은 과거 신화중대로 참전했다가 전쟁 후 장애를 갖게 된 할아버지들로 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파마 머리로 분장한 동완이나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헨리를 패러디한 신혜성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날 함께하지 못한 앤디에 대해서는 영상 속에 앤디를 상징하는 과일인 키위(키위왕자 CF)를 두는 것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멤버들은 '미드나잇 걸(Midnight girl), '허츠(Hurts)', '웃다가'까지 발라드 곡을 연달아 부르며 잔잔한 분위기를 만들다가도 '예쁘잖아', '타임머신' 등 바로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이들은 무대에서 팬들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나누기도 하는 등 최대한 가까이에서 호흡했다.
또 멤버들은 이날 콘서트에서 최초로 '무브 위드 미(Move with me)'와 '마네킨(Mannequin)' 무대를 공개했다. 소파에서 노래를 부르는 무대 장치가 돋보인 '무브 위드 미'와 여자 댄서들과 멤버들의 농도 짙은 스킨십이 돋보이는 '마네킨'은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안겨줬다.
앵콜을 남겨둔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 에릭은 팬들에게 "앵콜은 당연히 할 거다. 여러분이 앵콜을 외칠 때 힘이 드니까 타이밍을 조절하라"며 세심한 팁을 안겨줘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수차례 공연을 해온 탓에 이제 팬들과 멤버들이 공연의 순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정도의 사이가 됐다는 증거였다.
앵콜이 시작되자 팬들은 일제히 '히어 아이 엠(Here I am)'이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멤버들을 맞았다. 이번 콘서트의 주제인 '히어(Here)'와 맞닿아있는 플랜카드였다. 멤버들은 팬들의 깜짝 선물에 감동했고 '아이 프레이 포유(I Pray 4u), '스테이(Stay), '요(Yo)'를 연달아 불렀다. 무대에서 퇴장하기 직전, 갑자기 이민우는 "팬들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눈을 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한동안 연예 활동을 중단했던 앤디가 모습을 드러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앤디는 "내가 이 자리에 여러분 앞에 서도 될 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 팬들과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그는 "반성과 자숙을 하고 있었다. 팬들이 너무 보고싶었지만"이라며 눈시울을 붉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공연은 16년이라는 신화의 관록에 걸맞는 공연이었다. 멤버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춤과 노래로 무대를 가득 채웠으며 불미스러운 일로 활동을 쉬게 된 앤디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습에서 끈끈한 우정도 엿볼 수 있었다.
이민우는 공연 도중 "체조경기장은 참 뜻깊은 곳이다. 첫 콘서트를 여기서 했고 4년만에 컴백했을 때도 콘서트를 이곳에서 했다"고 말했다. 이민우의 말처럼 멤버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팬들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벌써 16년이 아니라 아직 16년밖에 안 됐다'는 멤버들의 말처럼 앞으로도 매년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갈 그룹 신화의 모습이 기대된다.
[그룹 신화.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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