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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밴드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달라졌다.
31일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자폐아들 우현 군을 키우는 김태원 부부의 일상이 공개된다.
자신의 세상에 갇힌 아들을 홀로 키워야 했던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 씨는 두 아이와 함께 필리핀으로 떠났고 김태원과 가족들은 한국과 필리핀으로 떨어져 10년의 세월을 살아왔다.
이 가운데 10년 넘게 추억 하나 없던 부자의 관계회복을 위해 아내는‘힐링캠프’를 계획했고 김태원은 아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인생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다. 김태원의 소원은 아들에게 다가가는 길을 하루빨리 찾는 것. 예전엔 가늠조차 할 수 없었던 거리였지만 이제는 조금씩 좁혀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김태원에겐 아내와 두 아이가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네 식구는 한국과 필리핀에 각각 따로 살고 있다. 이유는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였다. 둘째 우현의 돌 무렵 아이에게 자폐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김태원은 아빠로서 자폐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들의 이상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자신의 고통으로 가족이 겪는 아픔은 애써 외면했다.
어느 날, 가족 여행 중 ‘삶이 불행하다’는 김태원의 한마디가 아내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고
2005년, 아내는 남편을 떠나 두 아이를 데리고 필리핀으로 홀로 떠났다. 남편이 스스로 아들을 받아들일 때까지 아내는 타지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며 묵묵히 기다렸다.
다행히 김태원은 최근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가 손 만지는 걸 싫어해서 이렇게 잘 때만 만질 수 있어요. 10년 넘게 그랬어. 그런데 최근에는 가끔 나에게 와요”라고 털어놨다.
아내 이현주 씨는 몇 년 전부터 자신처럼 자폐아를 키우며 상처받은 부모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캠프를 개최해 왔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이번에 진행하는 캠프에서는 특히 가족의 일원 중 소통이 가장 필요한 ‘아버지와 아이’의 관계를 주제로 잡았다.
때문에 캠프기간 동안 김태원은 아내의 도움 없이 온전히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 단 한 번도 아들과 둘만의 시간을 가져본 적 없던 김태원에게 아들과 둘만의 외출도 아니고, 24시간을 함께하며 혼자서 아들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4박 5일 캠프는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홀로 외로운 시간과 싸웠을 아내를 생각하며 이번만큼은 최선을 다 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이번엔 급하게 다가가지 않으려고 해요. (아들과) 죽을 때까지 함께 할 테니까
천천히 사귄다고 생각하면 되지 뭐”라고 고백했다.
수녀원에서 진행될 이번 캠프에는 김태원과 우현 군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온 세 가족이 함께 초대 됐다. 모두 김태원과 같은 ‘장애 아이를 둔’ 아버지였다. 한국에서는 갖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특별한 시간에 아이들은 무척 행복해 했고, 그 모습에 아버지들은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반성했다.
아버지들은 돌발행동 하는 아이의 행동을 당장 제지하기보단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주는 법을 터득했고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이상 괴로운 것만이 아닌, 아이를 통해 자신 역시 성장하는 시간임을 알게 됐다. 예전에는 아이들과의 거리조차 가늠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지, 어떻게 노력하면 다가갈 수 있는지를 아버지들은 깨달았다.
올해는 김태원 씨 부부가 처음 만난 지 30주년 되는 해다. 특별할 것 없이, 지인을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한 것이 전부이지만 이현주 씨는 백만불짜리 반지 그 이상의 선물을 받았다. 바로, ‘좋은 아빠’가 돼가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다.
김태원은 “우리 아이는 나뭇잎처럼 자라는 게 아니라 나무처럼 자라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라고 말했다.
[부활 김태원과 그의 아들. 사진 = KBS]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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