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신한은행의 이번 포스트시즌 일정을 살펴보자. 지난 20일 안산에서 KB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렀다. 하루를 쉬고 22일 청주에서 2차전을 치렀다. 그리고 단 이틀 휴식 이후 25일과 26일 우리은행과 춘천에서 챔피언결정 1~2차전을 치렀다. 또 다시 하루 휴식 후 이날 안산에서 우리은행과 3차전을 갖는다.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9일간 5경기 강행군이다.
포스트시즌은 고도의 긴장감을 수반하는 게임이다. 집중력이 높다. 당연히 피로도가 높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2~3배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더구나 여자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보다 통상적으로 피로 회복 속도가 늦다. WKBL이 올 시즌 채택한 포스트 시즌 일정이 빡빡한 게 사실이다. 이날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이래서는 게임을 할 수 없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신한은행은 이날 우리은행에 패배하면 올 시즌을 준우승으로 마친다. 현재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은 시리즈 스코어 2-0 우리은행의 리드다. 임 감독은 “지금 상황에선 할 게 휴식밖에 없다. 어제 하루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나. 그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뛰어달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임 감독의 말은 일리가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기본적으로 같은 장소에서 경기가 연속 진행될 경우 연전을 기본으로 한다. 장소를 옮길 경우 하루 휴식. 만약 신한은행이 지난 22일 KB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패배했다면 곧바로 다음날 3차전을 치러야 했다. 그럴 경우 이날까지 9일간 6경기를 소화할 뻔했다. 임 감독은 “그건 생각도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2경기로 플레이오프를 끝냈는데도 이렇게 힘든데”라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이날 신한은행이 승리하면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스코어는 2-1 우리은행의 리드. 그런데 4차전은 곧바로 29일 오후 7시 안산에서 진행된다. 그렇다면 챔피언결정전이 결국 5일간 4경기가 진행되는 셈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무려 열흘간 6경기라는 초강행군이다. 사실 여자보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빡빡한 남자농구도 연전은 어지간해선 지양한다.
임 감독은 “WKBL도 생각이 많은 줄 안다”라면서도 “3위까지만 플레이오프에 참가하게 한 건 좋은 결정이다. 그러나 이렇게 연전을 많이 넣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에 1~2차전을 내준 건 결국 전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체력이라는 게 임 감독 자체 분석. 농구전문가들도 그렇게 보고 있다.
WKBL 관계자는 “우리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또 다시 바뀔 수도 있다. 이번엔 박진감 있게 일정을 짜다 보니 이렇게 됐다”라고 했다. 어쨌든 연전이 포함된 포스트시즌 일정은 재고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이 전술, 전략이 아닌 체력전이 된 상황이다.
[임달식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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