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추신수 "내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

[마이데일리 = 미국 알링턴 강산 기자] "내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

대단한 '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다. 이적 후 2경기 만에 멀티히트와 끝내기 득점, 그리고 '출루 본능'까지 선보였다. 존재감을 확실히 뽐냈다.

추신수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석 3타수 2안타 1사구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로써 전날 무안타로 침묵했던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2할 8푼 6리(7타수 2안타)가 됐다. 출루율도 5할로 급상승했다.

전날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한 추신수는 첫 타석에서 필라델피아 선발 A.J 버넷과 7구 승부 끝에 깨끗한 중전 안타를 터트렸다. 올 시즌, 그리고 이적 후 첫 안타였다. 그만큼 의미가 컸다. 전날(1일) 개막전 마지막 타석 볼넷에 이은 연타석 출루였다.

2번째 타석서는 버넷의 초구 93마일 직구에 왼 발등을 맞았다. 잠시 고통을 호소한 그는 이내 꿋꿋하게 일어나 1루로 걸어나갔다. 지난해 26사구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던 추신수가 2경기 만에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한 것.

3번째 타석서 좌익수 뜬공으로 숨을 고른 추신수. 7회말에도 선두타자로 4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필라델피아는 추신수에 앞서 투수를 좌완 제이크 디크먼으로 교체했다. 전날 추신수를 삼진 처리한 그 투수였다.

하지만 2번 당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볼카운트 2B 0S에서 디크먼의 3구째 97마일 빠른 공을 그대로 밀어 3루수 옆을 빠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타자 앤드루스의 희생번트, 프린스 필더의 2루수 땅볼에 3루까지 진루한 그는 벨트레의 우익선상 2루타에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1-2로 끌려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소중한 득점이었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이 이겨서 좋다"고 운을 뗀 뒤 "어제는 타격전이었고, 오늘은 투수전이었는데 팀에 보탬이 돼 좋다. 오늘은 내가 할 일은 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필라델피아 선발 버넷은 상대해본 적이 있는 투수다"며 "자신감보다는 알고 있다는 자체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9회말, 필라델피아는 모험을 감행했다. 로젠버그를 내리고 신인 마리오 홀랜즈를 투입했다. 좌완이라는 이유 하나로 말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앤드루스의 희생번트로 2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벨트레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끝내기 득점까지 올렸다. 이날 동점과 끝내기 득점을 책임지며 팀의 3-2 역전승에 크게 일조한 추신수다.

이에 추신수는 "홀랜즈는 힘든 상황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긴장한 것 같다. 공은 좋았는데 흔들리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위닝시리즈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일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분위기 바꿔서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추신수가 끝내기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 = 미국 알링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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