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보다 더 구체적인 연봉 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프로연맹은 지난해 4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K리그 20개 구단 선수들의 평균 연봉을 공개했다. 최근 프로연맹은 프로축구 개별 선수의 연봉을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프로연맹의 연봉 공개 영향은 적지 않았다. 프로연맹은 구단의 인건비 축소 등을 위해 연봉 공개를 결정했다. 연봉 공개의 영향으로 인해 대부부 구단들의 살림살이가 줄어들었다. 각 구단의 선수 인건비가 축소되었지만 이것이 구단 마케팅 비용으로 연결되지 못해 프로연맹의 의도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연봉 공개 효과로 일부 기업 구단들의 선수 영입도 줄어들면서 시도민구단들의 수익 구조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한 K리그서 활약하던 수준급 선수들의 중국과 중동리그 유출이 가속화됐다. 올시즌을 앞두고도 하대성(베이징 궈안) 박종우(광저우 부리) 등 대표급 선수들의 타리그 유출이 이어졌다. 대표급 선수들의 해외리그 유출은 K리그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축구는 지난 런던올림픽서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K리그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올림픽팀에 활약한 선수 중 K리그서 활약한 선수들은 박종우 정성룡(수원) 이범영(부산) 등 일부 선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다수의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은 이미 J리그 등으로 발걸음을 옮긴 상황이었다. 대중들이 스타급 선수들을 K리그 무대서 지켜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K리그 구단들의 투자규모는 중동과 중국클럽들의 투자수준과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타국리그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K리그 선수들의 연봉이 공개될 경우 국내 선수들의 해외 유출유출이 더욱 쉬워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K리그 구단의 한 지도자는 "선수가 연봉을 3억, 4억 5억을 받는 것이 많다고 이야기하는데 아시아 타국서 활약하는 대표급 선수들의 연봉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100만달러다. 우리팀을 떠난 선수를 다시 영입하려 해도 연봉이 도저히 맞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비단 중동과 중국 뿐만 아니라 대표팀 경력을 가진 선수가 태국 무대에 진출 하더라도 K리그 팀의 핵심 선수 못지 않은 연봉을 받는다. 연봉공개에 이은 구단의 예산 축소, 이로 인한 선수들의 해외 유출과 스타급 선수의 부재로 인한 팬들의 리그에 대한 관심 감소라는 악순환은 예고되어 있다. 또한 경기력 측면에서도 K리그 구단들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아시아 타국 클럽과의 경쟁에서 언제까지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보장할 수 없다.
연봉 공개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프로연맹이 우선 신경써야할 것은 K리그의 흥행 방안 마련이다. 3월 중순까지도 간간히 보였던 K리그 클래식과 AFC챔피언스리그는 중계는 3월 중순 이후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포츠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미 프로축구는 이런 문제점이 수년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K리그 팬들은 AFC 챔피언스리그 같은 경우 아랍어, 중국어 등으로 해설되는 방송을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 익숙해질 만큼 경기를 접하기 어렵다. 최근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스포츠케이블 채널이 방송이 아닌 방송사 홈페이지를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점수와 시간 표시, 자막으로 된 선수이름 표기 등 경기를 보는데 있어 필요한 부문이 제공되지 않았지만 팬들은 한국어 해설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프로연맹이 연봉공개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팬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종목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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