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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사랑하는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를 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직업은 고등학교 체육 교사. 이런 그에게 봄바람처럼 한 소녀가 찾아든다. 하지만 남자가 모든 것을 바로 잡으려 할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게 된 상황. 더군다나 소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와 그의 가족을 옥죄어 온다. 이것은 사랑일까?
영화 '가시'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잔혹한 집착에 대해 그린 영화다. 메가폰을 잡은 김태균 감독이 멜로와 서스펜스를 혼합해 관객들 앞에 내놨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 불륜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이 불륜인지 사랑인지, 도대체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고 싶었다"는 김태균 감독의 의도는 장혁과 조보아, 선우선을 통해 스크린에 담겨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된다. 이들의 사랑도 사랑일까?
장혁은 "우리 영화는 '사랑이 뭘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스릴러와 멜로적 장르가 있는데, 스릴러는 형식적인 부분이고 전체적으로는 멜로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시'가 스릴러 보다는 멜로로 관객들에게 남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는 장혁이 이 영화를 택하게 된 이유와도 연관돼 있는 듯 하다. 장혁은 자신의 나이를 두고 일상에서 어떤 설렘을 느끼고 싶어 하는 나이라 밝힌 바 있다.
장혁은 "남자든 여자든 일상 안에서 설렘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일상적으로 평온하고, 행복하고, 만족도도 느끼지만 이면에는 어떤 설렘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운동을 하기도 하고 다른 형태로 욕구를 푼다. 어떤 설렘에 공감이 된 것 같다. 처음부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설득당하고, 설득하는 여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다"라고 '가시'에 대해 설명했다.
'가시'에서 체육교사 준기 역을 맡은 장혁은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이어 두 번째로 체육교사 역을 연기했다. 하지만 직업이었을 뿐 둘 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게 장혁의 설명. 게다가 각 연령대가 느끼는 감성이 다르다 보니 그런 '정서의 바뀜'에 대한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재미는 김태균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김태균 감독과 장혁은 영화 '화산고'(2001)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13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김태균 감독의 작업 역시 종전과 달랐다.
장혁은 "'화산고' 때는 액션이 많았다. 만화적 캐릭터 느낌을 가져가야 했다. 내 캐릭터가 액션 같은 것들에 치우치다 보니 감독님과 커뮤니케이션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에는 감성 위주의 현장이다 보니 현장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화산고'를 찍을 때 감독님이 내 나이였는데, 내가 그 시점으로 가 연출을 했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할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런 장혁은 김태균 감독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 비록 '화산고'를 찍으며 8번 기절했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김태균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그 때문에 다시 의기투합하게 됐다는 것.
장혁은 "'화산고' 때 감독님의 독기를 봤다. 감독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것이었다. 제일 힘들었던 현장이 '화산고'였다. 하물며 8번을 기절했다"며 "사실 출연을 피했다. 그 이후 감독님과 할 자신이 없었다. 이 작품은 감독님이 몇 년을 준비하셨던 작품이고, 흔들려 버리면 애매모호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을 믿고 가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화산고' 때 봤던 독기 때문에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보아에 대한 믿음도 내비쳤다.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고등학생 소녀 영은 역에 캐스팅된 조보아를 두고 "잘 건진 것 같다"며 칭찬했을 정도.
장혁은 "나의 24세 보다 나은 것 같다. 나의 24살에는 열정만 있었다. 연기에 대한 걸 잘 몰라 공부를 많이 했다. 복싱에 비유하자면 스파링을 할 때 손 뻗기가 어렵다. 뻗으라고 말해도 안 뻗어진다. 하지만 한 번 뻗게 되면 계속 뻗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이미 손을 뻗었다. 장르적으로 이런 장르를 만나지 못해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난 그 시기 손을 못 뻗었던 같다. 그런데 조보아는 그걸 한 친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장혁은 '가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장혁은 "'사랑이 뭘까'라는 감독님의 질문이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조보아라는 신인 여배우가 이 작품을 통해 설득력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이 작품이 스릴러라는 장르 보다는 멜로적인 장르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가시'는 평범한 일상을 살던 남자(장혁)에게 찾아온 겁 없는 소녀(조보아), 그리고 시작된 사랑이라는 이름의 잔혹한 집착을 그린 서스펜스 멜로 영화다. 오는 10일 개봉.
[배우 장혁.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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