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 타선이 스캇 효과에 웃고 있다.
박정권(SK 와이번스)은 7일 현재 8경기에서 9타점을 기록, 타점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나주환 또한 8타점을 기록,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조쉬 벨(LG), 이호준(NC), 정성훈(LG)과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다.
지난해 SK는 '최정 와이번스'라 불릴 정도로 공격에서 최정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매우 컸다. 최정이 맡고 있는 3번 타자와 함께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4번 타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 누구를 4번 타자로 갖다 놓더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명에 의존하다보니 팀 공격력 전체도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SK는 거물급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2008년 23개, 2009년 25개, 2010년 27개 등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때린 루크 스캇을 데려온 것. 지난해에도 91경기에서 9홈런을 때렸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스캇의 타점은 3타점에 불과하지만 5번 타자를 맡고 있는 박정권이 9타점, 6번과 7번 타자로 나서는 나주환이 8타점을 올리고 있는 것.
물론 박정권, 나주환 활약 자체도 뛰어나다. 박정권은 타율 .357 2홈런을 때렸으며 득점권 타율이 .500에 이른다. 나주환 또한 타율 .321에 득점권 타율도 .455로 매우 높다. 하지만 이들이 제 아무리 좋은 컨디션을 보이더라도 앞에 주자가 없다면 타점을 올릴 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
8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겉으로 드러난 스캇의 성적은 다소 실망스러울지 모른다. 타율이 .231에 불과하며 타점도 3점이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에 가는 불운까지 자주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스캇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스캇은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OPS형 타자였다. 장타력과 함께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많은 숫자의 볼넷을 얻어낸 것.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다르지 않다. 스캇은 6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4개만 당했다. 여기에 몸에 맞는 볼 2개까지 추가해 출루율은 타율보다 2할 가까이 높은 .412에 이른다.
이만수 감독 또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스캇이 4번 타자를 하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다. 잘 치든 못 치든 상대팀이 느끼는 위압감이 클 것"이라며 "스캇이 버티고 있으면 앞, 뒤 타자들이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스캇까지 한국 무대 적응을 끝낸다면 SK 타선은 한층 더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SK 루크 스캇.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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