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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가 벼랑 끝에 몰렸다.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스코어 2-3. LG는 창원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이 가볍지 않다. 2경기 모두 승리해야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낼 수 있다. 상황이 LG에 불리하다. 단 1경기만 내주면 준우승으로 끝나는 상황, 그리고 내부적인 고민까지. LG는 10일 창원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 6차전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통합우승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5차전서 LG의 인상적인 대처는 스몰라인업이었다. LG 김진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고 경기력이 부진한 김종규를 선발라인업에서 뺐다. 이날 김종규는 덩크슛 2개로 단 4점에 그쳤다. 존재감이 미미했다. 김 감독은 기승호를 스타팅 멤버로 내세워 문태영 전담수비를 맡겼다. 김시래 양우섭 기승호 문태종 데이본 제퍼슨의 선발라인업. LG의 스몰라인업에 모비스가 적지 않게 당황했다.
LG는 끝내 스몰라인업으로 웃지 못했다. 기승호가 파울관리에 실패해 문태영을 꽁꽁 묶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또한, 주전 포인트가드 김시래가 1쿼터 막판 발목 부상으로 교체됐다. 김시래 대신 들어온 유병훈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LG는 경기 초반 모비스와 대등한 제공권 싸움을 했으나 경기 막판 결국 제공권을 내주면서 1점 차 석패를 당했다. LG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 스몰라인업의 명암
5차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김종규는 단 9분 15초만 뛰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상대가 스몰라인업을 오래 써서 당황했다”라고 했다. 그럴 만했다. 모비스는 4차전서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을 효율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문태영과 함지훈을 붙였다. 그리고 로드 벤슨이 김종규를 버리고 트랩 수비를 시도했다.
그런데 LG가 발 빠른 김시래 양우섭 기승호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활발하게 외곽슛 찬스를 보자 모비스가 당황했다. 발 빠른 외곽 봉쇄가 필요했는데 문태영과 함지훈이 동시에 투입될 경우 수비 로테이션이 약간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문태영과 함지훈은 발이 느리기 때문에 외곽 스위치에선 미세한 약점을 드러낸다. 유 감독은 김종규가 한창의 경기력을 보였을 땐 김종규의 킥 아웃 패스에 의한 외곽슛을 의식해 문태영과 함지훈을 동시에 기용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김종규의 경기력이 뚝 떨어지면서 문태영과 함지훈을 동시에 기용해 재미를 봤다.
유 감독은 LG의 스몰라인업에 계속 문태영과 함지훈을 동시에 기용했다. 제퍼슨과 문태종의 결정력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LG는 그 틈을 타서 1쿼터에 3점슛을 6개 시도해 4개를 림에 꽂았다. 김 감독의 의도가 적중한 것. 1쿼터 막판 부상을 입은 김시래 대신 유병훈을 투입했는데, 1쿼터엔 흔들리지 않았다.
LG의 스몰라인업은 2쿼터 이후 어려움에 직면했다. 작은 선수들이 많으니 리바운드서 우위를 점할 수가 없었다. 가뜩이나 LG는 1~4차전서 제공권서 밀려 승부처서 모비스를 압도하지 못했다. 스몰라인업으로 모비스의 허를 찌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비스를 압도하지 못했다. LG는 2쿼터 이후 제공권에서 밀렸다. 제퍼슨이 투혼을 발휘해 4쿼터에만 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지만,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없었다. 김종규는 2쿼터에 7분 17초를 뛰었지만, 단 1개의 리바운드도 따내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LG는 2쿼터 이후 단 1개의 3점슛도 성공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후반 들어 다시 김종규를 빼고 김영환과 박래훈을 교체투입해 스몰라인업을 구사했다. 외곽포를 노렸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리바운드에서 밀리니 활발한 속공도 거의 자취를 감췄다. LG의 스몰라인업은 결과적으로 모비스에 타격을 안겨주지 못했다. 모비스는 함지훈과 문태영을 동시에 투입하면서도 LG의 스몰라인업을 버텨냈다.
▲ 김시래의 부상
LG로선 결과를 떠나서 김시래의 부상이 뼈 아프다. 김시래는 1쿼터 막판 다른 선수의 발을 잘못 밟아 발목이 돌아갔다. 6차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실 LG는 가드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나 김시래의 역할을 100% 대처하지 못한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유병훈이라는 좋은 가드가 있다. 김 감독은 유병훈을 상황에 따라서 김시래와 함께 투 가드로 활용하기도 하고, 김시래와 번갈아 기용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속공 전개와 처리는 시래가 낫지만, 세트오펜스에선 병훈이가 낫다”라고 했다. 유병훈은 중앙대 시절부터 경기운영, 득점, 수비 등 팔방미인으로 유명했다. 김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경기서 유병훈을 믿고 기용했다. 그러나 유병훈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몰라인업의 특성상 속공과 외곽포로 모비스의 높이를 극복해야 했다. 1차적으로 제공권에서 열세였고 2차적으로 김시래의 빈자리가 컸다.
문제는 김시래의 6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결국 LG로선 유병훈과 함께 양우섭의 비중이 높아졌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양동근을 전담수비했던 양우섭이 공격에서도 해야 할 몫이 생겼다. 김시래가 투혼을 발휘해 6차전서 출전하더라도 정상 컨디션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김시래 특유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또 다른 고민이다. LG가 6차전서도 김종규의 몫을 줄이고 스몰라인업에 비중을 둔다면, 유병훈과 양우섭의 경기력이 매우 중요하다.
[LG 김진 감독(위), LG 선수들(가운데), 김시래(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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