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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역시 단기전은 ‘만수’다.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 2연패에 성공했다. 10일 LG에 승리하면서 시리즈 스코어 4-2. 또 다시 한국 남자농구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모비스는 지난 두 시즌 연이어 정규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들의 포커스는 애당초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었다. 단기전만 되면 강인해지는 모비스만의 DNA가 있었다. 그 핵심은 역시 ‘만수’ 유재학 감독이다.
유 감독은 지난해 4월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거의 팀을 돌보지 못했다. 유 감독은 진천선수촌에 들어가서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대신 팀은 김재훈, 조동현 코치에게 맡겼다. 유 감독은 대신 두 코치에게 확실하고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본래 유 감독은 비 시즌에 훈련을 많이, 그리고 효율적으로 시키는 편이다. 모비스 전력의 실체와 비밀이 비 시즌에 만들어졌다. 유 감독은 자신이 함께하진 못해도 그만큼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발휘했다. 물론 두 코치의 역량 역시 인정받아야 한다. 유 감독은 지난해 8월 프로아마최강전서 김재훈 코치에게 벤치를 맡겼다. “전지훈련서 고생했고 준비 잘 했는데 내가 그걸 바로 빼앗을 순 업었다”는 게 이유다.
유 감독은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치른 뒤 9월부터 본격적으로 모비스를 돌보기 시작했다. 과제가 많았다. 우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주역 김시래를 LG로 내보냈다.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일단 재계약을 맺은 상황. 유 감독 눈에 여전히 매끄럽지 않은 함지훈과 문태영의 공존, 그리고 양동근의 백업 자원 육성 등이 과제였다. 유 감독은 이지원과 신인 이대성을 집중 조련했다.
시즌 초반. 모비스는 지난 시즌보다 기복이 더욱 심했다. 지난 시즌엔 시즌 막판 16연승을 달성했으나 올 시즌 막판엔 그럴 힘이 없었다. 우선 로드 벤슨의 경기 집중력이 파도를 쳤다. 기복이 심했다. 벤슨은 리카르도 라틀리프보다 공격력과 리바운드 장악력이 좋다. 벤슨의 기복이 심한 날엔 모비스 골밑 전력이 약화되는 걸 의미했다. 또한, 양동근과 문태영은 30대 중반이다. 양동근의 수비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그러나 20대처럼 활동반경이 넓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수비조직력에 미세한 금이 간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영향으로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이대성은 시즌을 치르면서 성장해나갔다. 상대적으로 불안정성이 컸다.
하지만, 모비스는 정규시즌서 다 보여주지 않았다. 유 감독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만을 위한 전략을 시즌 막판부터 준비했다. 예를 들면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의 2대2를 막기 위한 골밑 트랩 디펜스, LG와의 챔피언결정전서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을 막기 위한 문태영과 함지훈의 수비에 벤슨의 트랩 수비 등은 정규시즌서 보여주지 않은 전술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어렵게 공을 밖으로 빼는 사이 모비스 가드진은 숱한 스틸을 해냈는데, 이 역시 유 감독이 미리 동선과 움직임을 준비한 결과였다.
SK와 LG는 결과적으로 모비스의 전략에 대처하지 못했다. 그리고 유 감독이 SK와 LG의 대비책에 대한 대응책마저 준비했다. LG가 양동근을 강하게 막자 스크린을 활용한 뒤 빠져나가는 플레이를 제시한 것도 승부수였다. 다만 모비스로선 기본적으로 백업 멤버가 LG보다 강하지 않고 주전들의 연령이 높아 순간적인 체력 난조와 집중력 결여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유 감독은 적절한 선수교체와 멤버 조합으로 이를 극복했다. 결국 LG의 두 타자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을 봉쇄하고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달성했다.
코트의 타짜가 문태종과 재퍼슨이었다면, 벤치의 타짜는 역시 유재학 감독이었다. 유 감독은 이번 4강 플레이오프 3승, 챔피언결정전 4승을 추가하며 KT 전창진 감독(41승33패)에 이어 플레이오프 통산 40승(31패) 고지를 돌파했다. 챔피언결정전만 따지면 16승(11패)으로 신선우 WKBL 전무이사(16승15패)와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또한, 2006-2007시즌, 2009-2010시즌, 2012-2013시즌에 이어 개인통산 4번째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는 신선우 WKBL 전무, 전창진 KT 감독의 3회를 뛰어넘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유 감독은 평범한 멤버들을 특별하게 조련하면서 결국 모비스 왕조를 이끌어냈다.
[유재학 감독.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창원 김성진 수습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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