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달성했다.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2연패. 특별하지 않은 팀의 특별한 우승이다. 모비스의 멤버 구성을 살펴보자. 양동근 이대성 문태영 함지훈 로드 벤슨이 주축이다. 물론 휼륭하다. 그러나 자세히 파고 들면 약점이 많은 구성이다. 양동근과 문태영은 30대 중반이다. 유재학 감독이 원하는 강력한 수비력과 기동력을 100% 충족시키지 못했다. 양동근은 예전보다 확실히 체력이 떨어졌다. 타고난 패싱센스도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문태영은 KBL 5년차 시즌을 보냈으나 여전히 조직적인 수비력이 미흡하다. 발도 느리다.
함지훈 역시 1대1 공격력은 갖췄으나 유 감독이 원한 중거리 슛 장착은 이뤄지지 않았다. 발이 느리다는 점도 약점. 때문에 문태영과 함지훈이 동시에 투입될 경우 팀 전체적인 로테이션 수비에 미세한 약점이 생기기도 했다. 때문에 강력한 기동력을 갖고 있는 팀, 해결사를 확실히 갖춘 팀에 밀린 것도 사실이다. 결국 모비스는 애런 헤인즈, 데이본 제퍼슨이라는 확실한 해결사를 갖고 있는 SK, LG에 승부처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이런 2% 부족한 팀을 유재학 감독 특유의 지도력으로 커버했다. 유 감독이 챔피언결정전서 보여준 제퍼슨과 문태종 봉쇄는 백미였다. 그러나 결국 경기는 코트에 있는 선수들이 하는 법. 기본적으로 모비스 선수들이 유 감독의 전술전략을 잘 수행한 결과였다. 모비스 양동근 문태영 함지훈 등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 양동근의 경우 유 감독과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다. 전술소화력이 대단하다.
문태영과 함지훈의 헌신은 대단했다.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서 고비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다. 두 사람의 동선 문제도 두 시즌을 치르면서 상당수 해결됐다. 함지훈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김종규를 완벽에 가깝게 막아냈다. 벤슨과 라틀리프 기복이 심했지만, 유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했다. 두 사람은 제퍼슨 수비도 잘 해냈다.
이대성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크게 성장했다. 1대1 수비력과 돌파력, 외곽슛 능력을 고루 갖춘 이대성은 여전히 경기운영에 미세한 약점이 있다. 템포 조율 및 경기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능력이 약한 편. 유 감독은 이대성에게 무리한 돌파를 지양시키고, 심플한 플레이를 지시했다. 이대성은 정규시즌 막판 덩크슛을 하다 다쳤지만, 챔피언결정전서 양동근의 백업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이지원은 양동근과 이대성이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질 때 백업 역할을 잘 소화했다. 박종천, 박구영, 천대현 등도 알토란 같은 외곽포로 팀에 보탬이 됐다. 개개인은 부족하지만, 전 선수가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았다. 장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했다. 예전보다는 날카로운 맛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KBL 정상급 조직력을 과시했다. 모비스 특유의 전술소화능력과 임기응변 대처능력은 10개구단 최강이라는 게 이번 포스트시즌서 여실히 증명됐다. 체력적인 어려움과 변변한 해결사 부재 등의 각종 약점을 극복해내고 일궈낸 값진 챔피언결정 2연패였다. 특별하지 않은 팀의 특별한 2연패였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중 “우리도 슬슬 물갈이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주전들의 평균연령이 높고 백업 멤버가 그리 강하지 않은 현실을 정확하게 짚은 것이다. 유 감독은 이번 비 시즌에도 대표팀 지휘를 위해 진천선수촌에 들어간다. 때문에 비 시즌엔 사실상 모비스를 돌볼 여유가 많지 않다. 그래도 모비스는 지난 시즌에도 유 감독 없이 우승 DNA를 일궈냈다. 일단 주전 멤버 구성은 다음 시즌도 올 시즌과 같다. 때문에 여전히 우승을 노릴 전력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서서히 세대교체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유 감독의 역량과 선수들의 강인한 의지가 필요하다. 챔피언결정전 2연패로 신 왕조를 구축한 모비스. 그들은 멈추지 않고 다시 달린다.
[모비스 선수들.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창원 김성진 수습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