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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정도면 원정괴물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각)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서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1패)를 따냈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포피치 위력을 되살렸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활용한 제구력도 좋았다. 모든 게 류현진스러운 하루였다. 역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좌완투수다.
이날 무실점으로 한 가지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5일 홈 개막전서 2이닝 8실점하면서 19이닝 연속 무실점행진을 마감한 류현진. 그러나 원정경기서는 17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3월23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개막 2연전 두번째 경기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LA 다저스의 원정경기였다. 31일 샌디에이고 원정으로 치러진 미국 본토 개막전서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7이닝 무실점까지. 올 시즌 원정 3경기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19이닝 연속 무실점.
류현진은 지난해 원정경기서 총 15차레 등판해 7승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홈 15경기서도 7승4패였으나 평균자책점은 2.32로 원정보다 좋았다. 때문에 은근히 류현진이 전국구 에이스로 진화하기 위해선 원정경기서 좀 더 강한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어쨌든 류혀진으로선 올 시즌 원정 1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은 매우 좋은 부분이다.
원정경기서 강하다는 건 그만큼 낯선 환경에 적응을 잘 한다는 의미다. 물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들을 상대하면서 애리조나 체이스필드,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등은 몇 차례 등판했고, 앞으로도 계속 등판할 장소다. 그러나 LA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동부, 중부 지구 팀들과도 한 시즌에 한 차례씩 원정 시리즈를 치른다. 인터리그는 두 말할 것도 없다. 류현진의 원정 19이닝 연속 무실점은 낯선 구장에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대목이다.
메이저리그 30개구단 홈 구장을 보면, 투수친화적인 구장, 타자친화적인 구장 역시 확고한 대비를 이룬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 쿠어스 필드는 투수들이 기피하는 대표적 구장인데, 이런 장소에서도 류현진이 좋은 피칭을 선보인다면 진정한 ‘원정 사나이’가 될 수 있다. 선발로테이션을 운영하는 감독 입장에서도 매우 반가운 요소다.
류현진의 올 시즌 원정 무실점 행진은 언제 깨질까. 언제든 깨지긴 깨질 기록이다. 물론 최대한 오래이거지면 나쁠 게 없다. 일단 이날 경기 막판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류현진의 향후 등판 일정은 확실하진 않다. 다만, 시즌 초반 원정경기 강세로 팀에 좀 더 믿음을 심어줬다는 건 분명한 수확이다. 수 많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도 더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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