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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쉰다고 좋아지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건 아닙니다."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1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김현수의 부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현수는 이날 전까지 14경기에서 타율 1할 8푼(50타수 9안타), 홈런 없이 1타점만 기록 중이었다. 출루율도 2할 9푼 3리로 3할이 채 안 됐다. 우려의 시선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송 감독은 김현수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쉰다고 좋아지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게 아니다"며 "경기에 나가면서 감을 끌어올리면 된다. 그래서 계속 기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클린업트리오가 한꺼번에 폭발할 때가 됐다"며 웃었다.
김현수는 송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19일 잠실 롯데전에 변함없이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2안타 중 하나는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3점 홈런이었다. 두산은 김현수의 활약 속 6-5 한 점 차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출발부터 좋았다. 김현수는 1회말 2사 후 볼넷으로 걸어나가 호르헤 칸투의 3루타에 홈을 밟았다. 2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타구 질은 좋았다. 타구는 우측 담장 근처로 날아갔다. 조금씩 타격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3번째 타석서 일을 냈다. 1회 실점 이후 잘 던지던 송승준을 공략했다.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송승준의 6구째 145km 직구를 완벽하게 잡아당겼고, 이는 우중간 담장을 넘는 호쾌한 스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김현수의 첫 홈런에 송 감독과 동료들은 물론 팬들도 환하게 웃었다. 김현수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 미소를 보였다.
방망이가 식을 줄 몰랐다. 김현수는 롯데가 2-5로 추격한 7회말 1사 1루서 깨끗한 중전 안타를 터트려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르게 빠져나가는 안타로 시즌 3번째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비록 후속타자 칸투가 6-4-3 병살타로 물러나 득점과 이어지진 못했지만 타격감 회복을 알린 기분 좋은 일타였다.
팀이 7회부터 9회까지 5점을 내주는 바람에 경기는 끝까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김현수는 9회말 1사 후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홍성흔의 안타 때 3루에 안착하며 롯데를 압박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양의지가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김현수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김현수는 누구보다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두산 김현수가 스리런 홈런을 터트린 뒤 웃고 있다. 헬멧에 쓰인 '무사생환' 스티커가 눈에 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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