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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5'(이하 '슈스케5')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는 박시환을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인 아슬아슬함도 있었지만, 더욱 강하게 뿜어져 나왔던 것은 '절박함'이었다. 이를 반증하듯 박시환은 '4전 5기' 만에 '슈스케5'의 2차 예선에 올랐다. '붙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더 큰 행복은 심사위원들의 '팁'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토록 갈망했던 심사위원들의 '팁'을 받으며 박시환은 준우승의 자리까지 올랐다. 꿈 같은 준우승이었지만 박시환은 결과보다 더 중요한 무대를 경험했다. 가감 없이 말해 박시환은 그 무대에서 재차 음이탈 실수를 했고, 이는 많은 팬들과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이 실망은 박시환에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 됐다.
"제가 우승하기엔 정말 죄송한 무대였어요. 우승은 정말 꿈꾸지 못했어요. 준우승이라는 결과 역시 마찬가지에요. 만약 우승했다면 정말 부담이었을 거에요. 저 스스로도 정말 만족할 수 없는 무대였어요. 저도 인정합니다"
놀라웠던 건 이어진 박시환의 말이었다. 당시 음이탈 했던 무대의 영상을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지난 시간 프로 가수로 데뷔를 준비하면서 가끔 그 영상을 봤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그 영상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 새로 선보이는 음악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지난 6개월의 시간 동안 얼마나 준비했는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슈스케5' 결승전은 제겐 의미 있는 무대였죠"
지난날 자신의 실수와 미숙함에 대해 인정하고, 또 그 때를 되뇌고 곱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박시환은 큰 발전 가능성을 지닌 대인배였다. 누군가에겐 생각하기도 싫을 그 무대는 오늘날 박시환에겐 절치부심(切齒腐心)의 근간이 됐다.
새삼 박시환의 근성과 간절함을 먼저 본 것은 '슈스케5' 당시 그를 지지했던 많은 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시환은 '슈스케5'에서 가장 큰 팬덤을 지니고 있었다. 박시환은 벅찬 감동과 겸손의 말로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데 정말 왜 좋아해 주시는 지 저도 이해가 안 될 정도에요. 그 만큼 정말 너무 감사해요. 제 생각엔 제 간절함 때문에 저를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많은 사랑, 다시 갚아야죠"
한편, 박시환은 지난 14일 첫번째 미니앨범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을 발매하며 데뷔했다. 타이틀곡 '다만 그대를'은 브릿팝 기반의 미디엄 템포 팝 록으로 리드미컬한 반주 위에 떠난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심정이 박시환의 섬세한 음색과 감정으로 잘 표현됐다. 특히, 가수 한동준의 '사랑했지만' 후렴구를 샘플링해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하다.
*이 인터뷰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전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가수 박시환. 사진 = CJ E&M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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