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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신의 선물-14일', 신이 준 14일은 과연 선물이었을까.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 마지막회(16회)에서는 기동찬(조승우)이 한샛별(김유빈)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수현(이보영)은 딸을 다시 품에 안았지만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갔던 친구를 잃는 엔딩을 맞았다.
애초에 김수현이 살리고자 했던 한샛별은 살았지만 예기치 못했던 기동찬의 모습이 그려지자 일부 시청자들은 다소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해피엔딩이지도, 새드엔딩이지도 않은 반쪽짜리 엔딩이 된 것. 때문에 제목이 예고한 신의 선물, 즉 신이 준 선물인 14일은 과연 진짜 선물이었는지 의문을 낳게 됐다.
초반 한샛별이 죽기 14일 전으로 타임워프된 기동찬, 김수현에게 14일은 선물이 맞았다. 기동찬은 사형된 형 기동호(정은표)가 죽기 14일 전으로 돌아가 선물 받은 14일 동안 그간의 오해를 풀었고 진실을 파헤쳤다. 김수현 역시 금쪽같은 딸을 다시 품에 안을 수 있었고 14일 동안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선물을 얻게 됐다.
두 사람은 14일 동안 많은 진실을 파헤칠 수 있었다. 부녀자 살인 사건은 10년 전 무진연쇄살인사건으로까지 이어졌고, 그간 본 모습과 진실을 숨기고 살아왔던 김수현의 남편 한지훈(김태우), 김수현의 첫사랑이자 기동찬의 형사 동기인 현우진(정겨운)의 실체가 드러났다.
뿐만 아니다. 사건의 진실은 대통령 김남준(강신일)에게까지 뻗쳐 있었고, 10년 전 이수정(이시원)을 살해한 진범은 기동호가 아닌 김남준의 아들(주호)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 배후에는 김남준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앞장선 법무부 장관 이명한(주진모)과 자식의 잘못을 덮고자 한 박지영(예수정)이 있었다.
14일 간 타임워프 되기 전까진 밝혀지지 않았던 온갖 진실이 차례로 밝혀지면서 신이 준 14일은 참 알차게도 쓰였다. 다소 복잡하게 꼬인 면도 있었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공존하는 엔딩은 이들에게 주어진 14일이 과연 모두에게 선물이었는가를 묻게 했다. 분명 이 14일은 신의 선물이기도, 혹은 신의 장난 같기도 했다.
과거 가족과의 오해를 풀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한 것은 기동찬에게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방송 말미 기동호와 한샛별이 아닌 자신과 한샛별 중 한 명이 죽어야 모든게 끝난다는 것을 알게된 기동찬에게 14일은 가혹한 면이 없지 않다.
그렇게 고군분투 해왔건만 결국 기동찬의 죽음만이 한샛별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니.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고 슬픈 이유다. 온갖 계략 속에 놀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그에게 14일이 과연 선물이었는지는 다소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김수현에게 주어진 14일은 과연 선물이었을까. 분명 죽었던 딸의 죽음을 막고 품에 안게된 것은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딸을 지키기 위해 함께 14일을 달려왔던 친구 기동찬을 잃은 것은 김수현에게도 큰 고통이다. 딸을 살렸다고 해서 해피엔딩이라 할 수 없는 이유다. 딸을 구한 것은 선물이나, 그 과정에서 또 희생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고통일 것이다.
호불호가 갈린 결말, 신이 준 14일은 기동찬, 김수현에게 과연 선물이었을까.
['신의 선물-14일'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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