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부른 세월호 대자보, 실종자 가족들 항의에 철거돼

[마이데일리 = 온라인뉴스팀] 한 여대생이 전남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대자보를 붙였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반발로 철거됐다.

22일 진도실내체육관 정문과 팽목항에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로 시작하는 3장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어 해당 호소문에는 "아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고,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고, 지위가 높은 분이라 어쩔 수 없고, 내 나라 대한민국이라 어쩔 수 없다"며 세월호를 가리켜 "소시민의 거울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결국은 이기적인 것들은 살아남았다. 나는 이 나라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가. 억울하고 분하다"며 여객선 세월호에서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을 비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지위고하 막론하고 단계별 책임을 묻겠다. 선장은 무기징역이다. 수많은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게 맞냐고 묻고 싶다"며 "몇 백 명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사회를 만든 우리가,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책임 전가는 아닌지"라며 정부 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대생은 대자보 마지막장에 "'세월' 따위로 이 많은 사람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 또 내가 참담한 '세월'을 몇 십 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며 "더 이상의 인명피해 없이 무사귀환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대자보 게재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그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가족들 앞에서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까지 정치색이 있는 글이라고 항의하면서 해당 대자보는 모두 철거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대자보. 사진 = MBN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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