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앞으로 LG의 팀 케미스트리는 어떻게 될까.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가 끝난 직후 "김기태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2012년부터 LG를 맡은 김기태 감독은 3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LG는 김기태 감독 부임 이전까지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단 한 번도 가을잔치에 진출하지 못했다. 또한 선수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 팀워크가 '모래알'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만약 성적이 좋았다면 '개성'으로 포장될 수도 있었지만 성적이 좋지 않자 그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 바로 김기태 감독이다. 선수 시절에는 LG 유니폼을 입은 적이 없는 그였지만 LG의 적극적인 구애 속 코칭스태프로 LG에 합류했다. 2군 감독과 수석코치를 거쳐 1군 감독 자리에 앉았다.
김기태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리더십에 정평이 나 있었다. 선수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데 일가견있었다. 강압적인 것은 아니지만 솔선수범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비쳤다.
한 야구 관계자는 "현재 SK의 돈독한 선후배 관계는 김기태 감독이 SK 주장 시절 만들어 놓은 팀 분위기다"라며 김기태 감독의 능력을 높이 샀다.
이는 감독이 돼서도 다르지 않았다. 특유의 '김기태 리더십'을 바탕으로 LG를 '진정한 팀'으로 만들었다.
허구연 해설위원 역시 "우리나라 야구에서는 팀 케미스트리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밝히며 "KIA는 지난 해 팀 안에 뭔가 맞지 않으면서 객관적인 전력보다 처졌고 마지막 중계를 할 때 봤지만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있었던 선수가 2명 밖에 없었다. LG는 김기태 감독이 아주 잘 했는데 선수 기용이나 작전도 잘했지만 LG의 모래알 선수들을 찰흙처럼 뭉치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LG 역시 '모래알'이란 말 대신 '끈끈한 팀 워크'란 말이 어울리는 팀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이제, 이 변신을 만든 김기태 감독이 떠났다. 이제 남은 것은 남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몫이다.
만약 예전 모습으로 회귀한다면 현재 성적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다. 반면 김기태 감독이 만든 '하나'라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간다면 언제든지 반등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남은 시즌 LG의 팀 케미스트리는 어떨까.
[자진 사퇴한 김기태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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