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장원삼이 친정팀에 맺힌 한을 풀었다.
삼성 장원삼이 이적한 것도 어느덧 5시즌째다. 그는 지난 시즌 이후 삼성과 FA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이젠 현대-우리-히어로즈서 뛰었던 4년보다, 삼성서 뛴 시간이 더 길다. 이젠 ‘이적생’ 느낌도 들지 않을 정도다. 장원삼은 그동안 삼성서 꾸준히 제 몫을 해줬다. 홀수해에 유독 부진한 징크스도 지난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 4.38로 어느 정도 해소했다.
그러나 장원삼에겐 풀지 못한 숙제 하나가 있었다. 바로 친정팀 징크스. 장원삼은 삼성으로 이적 이후 유독 친정 넥센만 만나면 약해졌다. 보통 이적생이 친정팀을 상대할 때 매우 강하거나, 혹은 움츠러드는 경우가 생긴다. 전자는 친정을 상대로 유독 강력한 집중력과 승부욕을 발휘하는 케이스다. 후자는 자신을 잘 아는 친정팀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장원삼이 특별히 넥센전서 성의 없는 피칭을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펀치력 좋은 넥센 타선은 유독 장원삼만 만나면 자신감을 보였다. 넥센엔 선수, 코치로서 장원삼과 함께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장원삼 강세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다. 장원삼은 지난해 넥센을 상대로 2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넥센전 평균자책점만 낮췄다면 전체 성적도 더 좋아질 수 있었다. 장원삼으로선 넥센전 징크스는 항상 아쉬움 그 자체였다.
정규시즌 대장정을 치르면서 친정을 마냥 피해갈 순 없다. 27일 목동 넥센전. 1승1패로 맞선 상황. 더구나 큰 점수차로 1승씩을 나눠가지면서 총력전이 가능해진 상황. 장원삼의 어깨는 무거웠다. 최소한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했다. 이날 장원삼은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볼배합이 돋보였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였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보여주는 수준.
장원삼은 원래 직구+슬라이더 피처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체인지업을 갈고 닦아 실전 무기로 사용했다. 때문에 직구+체인지업 위주의 배합이 오히려 타자들에게 익숙해진 측면이 있었다. 장원삼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만큼 슬라이더에 자신이 있었다. 1회 2사 후 비니 로티노에게 볼넷, 박병호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줬으나 강정호를 기가 막히게 삼진 처리했다.
장원삼은 2회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줬다. 그러나 이후 극강의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윤석민, 유한준, 허도환을 차례대로 외야 플라이와 내야 땅볼로 처리. 하위타순이었지만, 한 방이 있는 만만치 않은 타자들. 탄력을 받은 장원삼은 3회 서건창, 이택근, 로티노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4회에도 선두 박병호를 3루 내야안타로 출루시켰지만, 강정호, 김민성, 윤석민을 삼진과 범타로 잡아냈다.
장원삼은 5회 2사 후 서건창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이택근을 3루 땅볼로 처리했다. 6회에도 1사 후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강정호와 김민성을 범타로 처리했다. 서건창을 제외하곤 전원 우타자로 꾸려진 넥센 표적 타선을 어렵지 않게 압도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에 불과했으나 제구가 완벽했다.
이날 성적은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 투구수는 103개.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을 좋은 상태에서 교체했다. 그 흐름을 다음 등판으로 이어가라는 의도가 있었다. 또한, 이날 경기를 끝으로 삼성은 5일 휴식기를 맞이한다. 25~26일 경기가 큰점수차로 갈리면서 필승조가 개점 휴업했다. 류 감독으로선 장원삼의 구위만 보면 충분히 7회까지 이어갈 수 있었지만, 주변환경적 특성으로 장원삼을 7회에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승리했다. 장원삼은 2012년 8월 31일 맞대결부터 이어졌던 넥센전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시즌 3승. 장원삼이 친정팀 징크스를 타파하면서 팀의 위닝시리즈도 이끌었다. 장원삼과 삼성 모두 의미있는 결과였다.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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