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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박유천을 중심으로 소이현, 박하선 등 여배우들이 등장했지만 멜로보다 단연 돋보였던 것은 남자들의 끈끈한 의리였다.
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극본 김은희 연출 신경수)에서는 남자 캐릭터들의 끈끈한 의리와 우정이 부각됐다.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를 중심으로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은 남자들의 케미스트리(사람 사이의 화학적 반응)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쓰리데이즈'는 라인업부터 기대를 불러 모았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이미 큰 인기를 누리고 있던 JYJ 멤버 박유천의 차기작이었고 여성 시청자들도 좋아하는 여배우 소이현, 수수한 눈웃음이 매력적인 박하선까지 등장하며 분명 멜로 라인을 어느 정도 예상하게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쓰리데이즈'는 기대 이상의 남남커플들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로 이어졌다.
경호관 한태경(박유천)은 아버지 한기준(이대연)의 억울한 죽음을 시작으로 사건에 뛰어들어야 했다. 20대의 젊은 경호관으로, 대통령 이동휘(손현주)에게 "날 위해 죽기에는 너무 어리지 않나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한태경은 단호했다. 그리고 결국 이동휘를 끝까지 지켜내고자 했던 사람은 한태경 뿐이었다.
'쓰리데이즈'가 다른 드라마와 달랐던 점은 회상신이 유독 많았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경호실장 함봉수(장현성)은 극 초반에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태경의 회상에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다. 함봉수는 "VIP(대통령)와 한 명의 경호관이 남았을 때를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다. 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VIP의 의중을 읽는 것이다"라며 대통령 이동휘의 마음을 읽는 경호원이야말로 그를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태경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 직전까지도 끝까지 지켜내려고 했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기밀문서 98의 내막을 밝혀내기 위해 사건에 뛰어들었지만 점차 진정한 경호원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에 이동휘는 "내가 청와대에서 믿을 사람은 한태경 경호관 뿐입니다"라며 어리지만 자신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있는 그에게 마음을 열었고 조력자가 됐다. 한태경과 이동휘는 재신그룹 회장 김도진(최원영)에게 쫓겨다니며 몇 번의 죽을 고비를 겪으면서 더욱 견고한 우정과 의리를 보였다.
그런가하면 청와대에서 대통령 이동휘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견해로 암투를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이동휘와 끈끈한 의리를 보였다. 대통령을 지키는 일에 매진했던 경호실장 함봉수는 16년 전 양진리 사건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모든 사건의 중심에 이동휘가 얽혀있다는 것을 알고는 경호실장에서 저격수로 돌변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팔콘과 김도진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무고한 죽음을 맞이했다.
비서실장 신규진(윤제문)은 초반에는 대통령에게 충직한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자신만의 정치를 하고자 숨겨진 발톱을 드러낸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김도진의 계략에 휘말렸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피습을 당한 상황에서도 기밀문서 98을 특검팀에 전달하고 장렬히 죽음을 맞이했다. 신규진은 야욕을 보였지만 세상에 진실을 알리고자 마지막까지 이동휘를 위해 그를 변호한 조력자였다.
대통령 경호실 경호본부장 김상희(안길강)는 많은 시청자들이 김도진의 첩자로 의심하던 인물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15회에서 끝까지 목숨을 바쳐 이동휘를 지키고자 했던 인물이었다. 청와대 내부 스파이인 CP장 문성민(김정학)의 계략에 휘말려 대통령의 목숨이 위협받자 김상희는 "먼저 가서 대통령의 뜻을 지키십시오. 전 여기 남아서 대통령을 지키겠습니다"라며 이동휘를 피신시켰다. 그러나 그는 결국 총에 맞아 숨졌고,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없이 이동휘를 위해 살아온 인물로 기억됐다.
손현주는 조력자로 등장했던 몇몇의 캐릭터들과 끈끈한 호흡을 보였지만 의외로 시선을 압도했던 것은 최원영과 갈등을 보였던 부분이었다. 16년 전 팔콘의 개였던 이동휘와 2014년에도 팔콘에 조종당하는 김도진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의 암투를 잘 보여줬다. 투박하지만 꿋꿋했던 이동휘와는 달리 김도진은 누구보다도 잔인하고 파괴적이었다.
자신 탓에 죽음을 맞이하는 경호원들을 보며 죽음을 결심했던 이동휘와 진실을 감추고자 새로운 학살을 꿈꿨던 김도진의 첨예한 갈등은 보는 이들에게 높은 긴장감을 선사했다.
유독 남자들이 많이 등장했던 '쓰리데이즈'에서 멜로보다 더 끈끈했던 남자들의 우정, 남자 배우들의 호흡은 오롯이 한 사건을 중심으로 시선을 따라가게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얻어냈다. 기획 당시부터 미국드라마 '24시'를 표방하고 등장했던 '쓰리데이즈'는 이제 국내 장르드라마의 진일보라는 성과를 얻었다.
한편 '쓰리데이즈' 후속으로는 오는 7일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첫 방송될 예정이다.
[SBS '쓰리데이즈'.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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