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강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이 5월 첫 경기에서 시즌 첫 승에 입을 맞췄다.
송승준은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7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5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8.14에서 6.92(26이닝 20자책)로 끌어내렸다. 4월 부진을 딛고 만들어낸 첫 승이라 더 의미 있다.
송승준은 올 시즌 5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패만 당했다. 평균자책점도 8.14(21이닝 19자책)였고, 피안타율(0.344)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14)도 좋지 않았다. 페이스가 늦게 올라와 '여름 사나이'로 불리는 송승준이지만 올해 4월에는 이전보다 더 안 풀렸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지난달 24일 넥센전에 등판한 송승준에게 8일간 휴식을 줬다.
그래서일까. 송승준은 이날 양말을 무릎까지 치켜 올리는 '농군 패션' 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5월 첫 경기에서 반드시 달라지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송승준이 바지를 새로 주문했다"고 귀뜸했다. 첫 승이 얼마나 간절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 그는 기대대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4회말 1사 1, 2루, 5회말과 6회말 1사 2, 3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단 한 점만 내주고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이날 송승준은 최고 구속 146km 직구와 투심, 커브,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SK 타선에 맞섰다. 매회 직구 구속 145km를 유지할 정도로 구위가 살아났다.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직구와 커브 각각 2개, 포크볼 한 개였다. 특히 6회말 1사 2, 3루 상황서 SK 대타 박재상을 헛스윙 삼진 요리한 바깥쪽 낮은 131km 포크볼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이날 직구와 포크볼의 최대 구속 차는 17km였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가라앉는 포크볼과 타이밍을 뺏는 커브가 주효했다.
이어 등판한 정대현도 송승준의 첫 승을 도운 조력자였다. 송승준이 5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맞자 마운드에 올라 김성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7회말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역전 주자까지 나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살렸다. 홀드를 추가한 정대현은 역대 최초 통산 100세이브-100홀드를 동시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후 등판한 계투진이 추가 실점, 4-3 한 점 차까지 추격당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9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터진 히메네스의 2타점 2루타로 숨쉴 틈이 생겼다. 그제야 송승준은 안도의 함숨을 내쉬었다. 마무리 김승회가 홈런 허용에도 승리를 지켜내며 경기를 끝내자 송승준은 어느 때보다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송승준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시즌 중 5차례나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7승에 그쳤던 2012년에는 평균자책점 3.31로 잘 던지고도 승운이 없었다. 그만큼 꾸준했다. 초반 부진하다가도 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평균치를 회복했다. 올해 4월 부진은 이전보다 깊었다. 그래서 이번 등판이 더 중요했다. 최강 선발진 구축을 위해 송승준의 부활을 무척 기다렸던 롯데다. 이제야 응답했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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