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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악극 '봄날은 간다'에 출연하고 있는 최주봉, 김자옥, 윤문식, 최선자 등 중견 배우들의 열정이 그야말로 찬란하다.
악극 '봄날은 간다'는 첫날밤 남편에게 버림받고 홀로 남겨져 과부로 살아가는 기구하고 슬픈 운명의 한 여자 명자와 가족을 버리고 꿈을 찾아 떠난 남자 동탁, 극단 사람들의 기구한 인생을 그린 드라마로, 운명의 장난 같은 극중 인물들의 비극적인 삶을 그리는 작품.
배우 김자옥, 최주봉, 윤문식, 최선자, 뮤지컬 배우 이윤표, 김장섭 등 배우들과 10인조 오케스트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봄날은 간다'는 한국 전통뮤지컬 악극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 받은 만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뜻깊은 공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봄날은 간다'는 단연 중견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악극에 첫도전한 김자옥, 30년간 악극 무대를 지켜온 최주봉, 윤문식 등은 물론 최선자, 이윤표, 김장섭 등 무대 위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울림을 주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들에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64세 김자옥, 70세 최주봉, 72세 윤문식, 74세 최선자의 무대 위 열정은 그 어떤 배우보다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탄탄하게 쌓아온 내공은 무대와 배우를 하나로 만드는 듯 하다. 이들의 에너지는 무대 위에서 비로소 폭발한다.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서와는 또 다른 무대 위 날것의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다.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것 역시 이들이기에 가능하다. 20대부터 노인이 되기까지, 모두 이들이 소화한다. 악극에서 나이와 겉모습은 무의미하다. 자신이 표현하는대로 그 인물이 되고 그 나이가 된다. 노련한 이들의 연기가 내면을 보게 하고, 이는 곧 진실성으로 다가온다.
비극인 만큼 이들의 감정 연기는 그야말로 꽉꽉 채워낸 한을 통해 표출된다. 한 많은 인생 명자를 연기하는 김자옥은 수줍은 새색시부터 떠난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한 여자의 일생을 처절하게 표현한다. 그렇다고 모든 감정을 표출시키지 않는다. 적절히 절제된 그의 연기는 관객들마저 숨죽이게 한다.
꿈을 찾기 위해 가족을 버린 동탁 역 최주봉은 무대 위에서 날아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 가벼운 몸놀림은 물론 배역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세세하게 달라지는 그의 연기에서 한 인물을 분석하고 표현하는데 공들이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윤문식, 최선자 또한 확실한 웃음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윤문식은 특유의 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게 한다. 최선자는 연기는 물론 남다른 노래 실력과 살짝 드러나는 춤사위로 흥을 돋운다. 이윤표의 가창력 역시 명불허전이다.
'봄날은 간다'는 부모세대와 자식세대를 연결하는 매개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이는 곧 가정의 달 5월에 부모님에게 선물하기 가장 좋은 공연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탄탄한 대사와 이야기 때문만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열정은 결코 시들지 않는 중견 배우들의 에너지 자체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압도하는 것.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무대는 꽉 채워지고 이들의 연기는 곧 에너지로 다가온다. 즐기고 웃고 울다 보면 이들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남아 감동을 준다.
한편 악극 '봄날은 간다'는 오는 25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봄날은 간다' 공연 이미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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