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윤욱재 기자] 세상 모든 일이 말하는대로 이뤄지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특히 예측불허의 승부를 펼치는 프로야구라면 더욱 그렇다.
10일 목동구장 1루 덕아웃에서는 조계현 LG 수석코치가 넥센과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조 수석코치는 "오늘은 (우)규민이가 6이닝을 던지면 남은 투수들이 1이닝씩 맡아서 던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물론 100%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99%는 적중했다고 보면 된다. 조 수석코치의 구상대로 흘러간 것은 분명했으며 구원투수 유원상이 ⅓이닝을 덜 던지고 마무리 봉중근이 ⅓이닝을 더 던진 것 뿐이었다.
우규민은 정확히 6이닝을 던져 4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LG는 4-2로 앞서고 있었고 승리조 투입에 나섰다.
먼저 구원 투입된 투수는 유원상. 7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타자 허도환을 삼진 처리했지만 서건창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말았다. 1사 2루 위기에서 문우람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은 유원상은 결국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정찬헌과 교체됐다.
정찬헌은 이택근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위기에서 벗어났고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불안한 기운이 감지됐지만 강정호를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했고 대타로 나선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2아웃을 잡았다.
다음 타자는 한방이 있는 좌타자 이성열. 결국 LG의 선택은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호출하는 것이었다. 봉중근은 공 5개로 이성열을 삼진 아웃으로 잡았다. 그리고 9회에도 마운드에 등장해 1이닝을 막아내고 시즌 6호 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 전부터 조 수석코치가 이런 구상을 밝힌 것은 투타 밸런스가 맞는 경기로 승리를 거둬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투타 밸런스가 맞는) 그런 경기를 해야 오를 기회가 생긴다"라는 게 조 수석코치의 말이다.
"지금 우리 팀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코칭스태프에서 그걸 어떻게 해주느냐가 숙제"라는 조 수석코치. 아직 LG의 현역선수 등록 명단에는 여전히 김기태 감독이 1군 감독으로 자리하고 있다. 처진 팀 성적과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게 급선무다. 조 수석코치가 '말하는대로' 경기를 치른 LG는 가장 뒤늦게 10승 고지를 밟았다. 겨우 3할대 승률(.313)에 그치고 있는 LG이지만 아직 그들에겐 95경기가 남아 있다.
[LG 봉중근이 10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vs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2사1루서 투입돼 역투하고 있다.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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