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본인이 완투하겠다고 했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10일 잠실 두산전서 9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냈다. 본인은 물론이고 올 시즌 국내야구 첫 완투승이었다. 니퍼트는 이날 114개의 볼을 뿌렸다. 완투한 것 치고는 그리 볼 개수가 많지는 않았다. 그만큼 니퍼트의 구위, 제구, 경기운영능력 등 모든 것이 좋았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10일 경기 전 “9연전을 치르느라 불펜 투수들이 지친 상태다. 되도록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 가겠다”라고 했다. 때문에 니퍼트의 긴 이닝 소화가 애당초 예상되긴 했다. 그러나 10일 경기 상황은 굳이 니퍼트가 완투를 할 이유는 없었다. 두산 타선이 5회에만 8점을 떠내면서 10점 내외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게임. 심지어 삼성도 경기 중반 이후 주전을 하나, 둘씩 뺐고, 추격조 투수들을 집어넣었다.
보통 이렇게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선 앞선 팀의 벤치도 선발투수가 승리요건만 갖추면 조기에 내리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승리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선발투수에게 다음 등판을 대비해 휴식을 주는 게 대부분이다. 6~7이닝까지는 가더라도 완투는 드물다. 실제로 송 감독은 11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니퍼트를 8회까지만 던지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송 감독은 “니퍼트 본인이 9회에도 나서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결국 니퍼트의 완투승은 니퍼트 본인의 자청이었다. 그 역시 경기 후 “불펜 투수들을 쉬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또한, 올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한 피칭을 하면서 불펜 투수들과 야수들에게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섞여있었을 것이다.
송 감독은 “공 개수가 많다고 해서 교체시점을 잡지는 않는다. 팔 스윙이 좋거나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계속 선발을 끌고 갈 때도 있다”라면서도 “4일 쉬고 나온 투수의 경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경우를 감안할 수는 있다”라고 했다. 니퍼트 역시 후자의 케이스였으나 니퍼트의 자청을 송 감독이 받아들이면서 올 시즌 첫 완투승이 성사됐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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