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양상문 신임 감독은 과연 흔들리는 LG를 구원할 수 있을까.
LG의 선택은 양상문이었다. LG는 11일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3년 6개월의 기간에 계약금 포함 총액 13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LG는 34경기를 치르면서 10승 23패 1무(승률 .303)로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기용해 미래를 대비하자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LG에겐 94경기란 대장정이 남아 있다.
마침 양상문 감독은 2004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2년간 팀을 맡으면서 유망주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던 기억이 있다. 훗날 롯데가 가을야구를 실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줬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이대호다. 2002년 타율 .278 8홈런 32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친 이대호는 2003년 타율 .243 4홈런 13타점에 그쳤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요구한 백인천 전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풀타임 출장을 한 것은 양 감독이 부임한 2004년부터였다. 타율은 .248로 낮았지만 20홈런 68타점을 올리며 장타력을 보여줬다. 그해 이대호는 132경기 전 경기에 나섰다. 2005년에도 마찬가지. 126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266 21홈런 80타점을 올렸다. 이러한 풀타임 출전으로 인한 경험 축적은 2006년 타율 .336 26홈런 88타점으로 타격 3관왕을 차지하는 기반이 된 것은 물론이다.
강민호 역시 스무살의 나이인 2005년에 104경기를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강민호는 롯데의 주전 포수로 성장한 것은 물론 골든글러브도 거머쥘 정도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안방마님으로 성장했다.
이들 외에도 박기혁, 이원석 등 어린 나이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한 양상문 감독은 2005시즌 초반 롯데를 상위권으로 이끌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끝내 전력의 한계를 뒤집지 못하고 5위로 마감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미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팀을 5위로 끌어올린 것만 해도 지도력을 인정받을 만했다. 그럼에도 롯데는 양상문 감독에게 2006시즌 지휘봉을 맡기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이 2004년 롯데에 부임할 때와 마찬가지로 LG 역시 '바닥'에서 출발한다. 이번엔 LG를 어떤 팀으로 만들지 기대를 모은다. 마침 LG엔 베테랑 선수들이 많고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이 예고한 것은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없다는 것. 양상문 감독은 취임이 발표된 직후 "지금 베테랑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세대교체를 할 생각은 없다"라고 밝혔다. 무조건 젊은 선수를 기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젊은 선수만 기용하는 것은 위험한 부분이 있다. 성적 좋고 실력 좋은 선수가 나가는 게 당연하다"라는 양상문 감독의 말은 베테랑 선수 위주의 기용이 이뤄질 가능성을 볼 수 있지만 결국 베테랑과 신진 선수를 가리지 않고 야구를 잘 하는 선수가 기용될 것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양상문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팀 성적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에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고전하는 걸 봤다. 하지만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량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라고 바라봤다.
무리한 세대교체를 펼칠 생각은 없음을 밝힌 양상문 감독. 그는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강팀으로 가는 기반을 만들겠다"라고 각오를 보인 만큼 당장은 LG를 정상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구단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양상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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