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깨끗하고 독한 야구를 하겠다"
LG 트윈스의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53) 감독이 출사표를 던졌다.
양상문 신임 감독은 13일 잠실구장내 VIP 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LG의 제 11대 감독으로서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김기태 전 감독이 지난달 23일 자진 사퇴로 팀을 떠나면서 감독 자리에 공석이 생긴 LG는 지난 11일 3년 6개월의 기간에 총액 13억 5000만원의 조건으로 양상문 감독과 계약을 맺었다.
양상문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시즌 4차전부터 LG를 지휘한다.
다음은 양상문 감독과의 일문일답.
- LG 감독으로 취임한 소감은.
"오늘 이 영광된 자리가 더없이 기쁘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국가적 재난이 있기도 하고 후배인 전임감독이 물러나는 상황이 있어 마냥 기뻐할 수 없다.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10년 만에 두 번째 감독으로 임명됐고 현장 복귀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동안 와신상담하면서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이고 성공한 감독들의 장점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 혹시라도 한번이라도 더 올 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LG로부터 좋은 기회가 왔다.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
-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선수들이 주위 환경 때문에 혼돈스러웠을 것이다. 본인들이 가진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심적으로 안정시키는 게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내가 감독으로 취임했지만 코치 시절에도 지금 있는 선수들이 같이 호흡을 맞춘 친구들이고 방송하면서 서로 연락도 하고 유대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풀어나가면 된다는 생각이다. 1,2군 스태프와 선수단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겠다. 2군 선수들은 아무래도 처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2군 경기장을 찾으면 선수들도 희망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겠다"
-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는데.
"길은 멀고 수치상으로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한 계단씩 올라가려고 한다. 멀리 보면 너무 어렵고 힘들다. 미리 목표를 보지 않겠다. 언젠가는 꼭지점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 나부터 급해지면 선수단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 나부터 뚜벅뚜벅 가겠다"
- 코칭스태프의 추가 변경도 있을 예정인가.
"이제 변경은 없다. 사실 2군으로 간 신경식, 김선진 코치도 고생을 많이 했고 장광호 코치도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지도력 때문에 교체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지금까지 병살타가 많았다. 2년간 호흡을 맞춘 김무관 코치가 올라와서 인위적으로 보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그간 성적이 괜찮았기에 타자들과 남은 기간 호흡을 맞추면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본다"
- 롯데 감독 시절에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했는데 LG에서도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때는 젊은 선수보다는 잘 하는 베테랑 선수가 많지 않았다. 그 당시 선수층이 두껍지 못했고 5~10년 미래를 보고 리빌딩했었다. 지금 LG 선수단 구성은 그때와 다르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잘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신예 선수든, 40대 선수든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해야 팬들도 납득을 한다. 철저히 실력 위주로 기용하겠다"
- 롯데 감독 시절과 비교했을 때 지금 야구는 얼마나 다른가.
"당시엔 이변이 없는 경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예측이 되지 않는 경기가 많아서 그때와 다르다고 본다. 9~10구단 창단이 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된 부분이고 3~5년은 과도기라 생각을 하고 이해를 해야 한다고 본다"
- 포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트레이드도 고려를 하는지.
"일단 기존의 윤요섭, 최경철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시즌을 가겠다. 원한다고 해서 줄 팀이 있지도 않다. 우연찮게 일이 성사되면 모르지만 지금은 트레이드를 생각하지 않는다"
- 냉정하게 LG 전력을 평가한다면.
"시즌 초반에 3~4위를 할 것이라 봤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시즌 초반에 경기가 풀리지 않은 부분이 있다. 롯데전(4월 8~10일)에서 연장전도 치르며 1승 1무 1패를 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고 본다. 마음이 급하면서 갈 길을 잃은 것 같다. 패수가 많긴 하지만 실력 때문에 많이 졌다고 보진 않는다. 추스를 시간이 있다고 본다"
- 투수 보직엔 변함이 있나.
"현재 보직은 변함이 없다. 오늘은 윤지웅을 등록했다. 다음 휴식이 있기 때문에 리오단을 1군 엔트리에서 빼고 계투를 보강했다. 5선발은 우선 신재웅, 임정우 등 두 선수를 보고 평가를 하겠다. 신정락이 곧 회복이 될 것 같다. 부상에서 회복되면 다시 5선발에 대해 고민하겠다"
- LG가 본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지금은 팀을 추스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보니 구단에서는 내가 코치 시절에 4년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유대관계를 가진 것을 높이 평가한 걸로 알고 있다. 또한 우리 야구는 투수력에 좌우된다. 투수 쪽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해주셔서 그게 점수가 된 것 같다. 롯데에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때 기용해 지금은 주축이 된 선수들이 있다.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
- 감독 만의 색깔을 바로 드러낼 것인가. 운영 방안이 있다면.
"내 색깔은 바로 드러내겠다. 우선 팀이 안정되려면 선수 베스트9을 크게 변함 없이 가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야구는 깨끗한 야구, 그리고 점수차와 상관 없이 이기든 지든 독하게 하는 야구를 하겠다. 예전부터 생각을 했었다. 이를 선수들이 느낄 수 있게 나부터 몸으로 움직이겠다"
마지막으로 양상문 감독은 "5할 승률 전까지 선수들이 홈런이나 타점을 치고 들어올 때 맞이하러 나가지 않겠다. 홈런을 친 순간에도 코칭스태프는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마중을 나가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코치들과 작전을 짜겠다"라고 선언했다.
[양상문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감독 취임식'에 참석해 주장 이진영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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