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포수 고민, 롯데 자이언츠에게는 다른 세상 얘기인 듯하다.
포수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 중 하나다. 투수를 리드하며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야수들의 수비 위치도 잡아준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라 불리는 이유다. 체력과 정신력 모두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롯데는 언제든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있는 포수 3명을 보유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이 따로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75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은 강민호와 베테랑 용덕한, 그리고 '영건' 장성우가 그들이다. 강민호가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혼자 128경기를 소화하긴 무리가 따른다. 강민호의 체력이 떨어질 만하면 용덕한과 장성우가 대기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포수 기용에 있어서는 걱정이 없다.
중심은 강민호다. 올 시즌 롯데가 치른 38경기 중 36경기에 선발 출전해 타율 2할 2푼 8리 6홈런 14타점. 최근 8경기에서는 타율 1할 3푼(23타수 3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김시진 롯데 감독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동안 상대 팀의 도루 시도는 23차례뿐. 리그에서 25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그만큼 그의 강한 어깨를 두려워한다는 얘기다. 실책도 단 하나뿐이다.
한 현직 감독은 "포수는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인데, 수비형 포수는 그만큼 투수를 편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적어도 강민호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최근 공격 부진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는 언제든 맹타를 휘두를 수 있는 타자이기도 하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포수가 강민호라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의문부호를 달지 않는다.
용덕한은 검증된 수비형 포수다.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와 블로킹은 정평이 나 있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8타수 4안타(타율 0.500)로 타격감도 좋다. 전날(16일) 넥센전에는 시즌 첫 선발 출전해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맹타를 휘둘렀고, 계투진의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을 취한 강민호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잘해줬다. 롯데의 강한 안방 구축에 충분히 일조하고 있는 용덕한이다.
이날 시즌 처음으로 1점 차 상황에서 세이브를 따낸 김승회는 "몸을 풀 때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스스로 지고 들어갔는데, 다행히 용덕한이 여러 가지로 도와줬다. 서로 상의하면서 따라갔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2004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롯데 이적 첫해인 2012년부터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의 포수 헬멧과 보호 장비에는 '닥치고 막아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의 절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
2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장성우도 즉시 전력감이다. 올 시즌 11경기 성적은 타율 9푼 1리(11타수 1안타)로 좋지 않다. 아직 도루도 잡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재능 하나만큼은 타고났다는 평가다. 입대 전 3시즌 동안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서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지금은 잠시 퓨처스리그에 머물고 있지만 언제 1군 경기에 나서도 무리가 없는 포수다. 포수난을 겪고 있는 팀들이 호시탐탐 그를 노리고 있음에도 쉽게 내줄 수 없는 카드다. 다 이유가 있다.
당장 누가 포수 마스크를 써도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게 롯데의 최대 강점이다. 16일 넥센전서 보여준 용덕한의 활약이 이를 증명한다. 이렇듯 백업 포수들이 공백을 확실히 메워준다면 체력 안배도 굉장히 수월해진다. 누가 뭐라 해도 포수 고민 하나만은 롯데에게 딴 세상 얘기임이 분명하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마다 실력으로 이를 입증하고 있다.
[강민호, 용덕한, 장성우(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