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7회초 7득점, 그리고 역전승. 달라진 한화 이글스를 입증한 대목이다. 꼭 필요했던 '빅 이닝'을 만들어낸 집중력이 돋보였다.
한화는 24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2-8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시즌 전적 16승 1무 23패가 됐다.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분위기를 넘겨줬다. 전날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충격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어설픈 수비에 선발 안영명이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1회 3점, 2회 4점을 내준 한화는 3회말까지 두산에 0-7로 끌려갔다.
4회부터 투타 밸런스가 조금씩 맞기 시작했다. 안정을 찾은 안영명이 5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았고, 4회말 펠릭스 피에의 희생플라이, 5회말 정근우의 우전 적시타로 3-7까지 추격했다. 4점 차면 그래도 해볼 만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안정감을 찾은 두산 불펜이었다.
하지만 한화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6이닝 3실점)가 내려간 7회부터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하기 시작했다. 7회초 선두타자 김회성의 좌익선상 2루타와 정범모의 우전 적시타로 4점째를 올리면서 탄력이 붙었다. 두산은 부랴부랴 윤명준을 내리고 좌완 이현승을 올렸지만 불붙은 한화 방망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용규와 대타 김태완의 연속 2루타로 6-7,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승부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자 두산은 필승조 정재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5(19⅔이닝 6자책)로 선방한 '믿을맨'이었다.
하지만 한 번 불붙은 한화 타선은 식을 줄 몰랐다. 정근우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김태균이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곧바로 피에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송광민의 2루타로 8-7 역전을 이끌어냈고, 대타 한상훈의 2타점 적시타로 10점에 도달했다. 옆구리 부상에도 투혼을 보인 한상훈의 2타점은 두산에겐 치명타였다. 대타 김태완과 한상훈 카드도 100% 적중했다.
뒷심도 강했다. 7회말 한 점을 허용, 10-8로 쫓긴 한화는 8회초 김태균과 송광민의 적시타로 추가 2득점했다. 12-8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윤규진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값진 역전승을 지켜냈다.
한화는 16-3 대승을 거둔 지난 22일 넥센전서도 2차례(4회 5득점, 5회 6득점) '빅 이닝'을 만들어낸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느낌 자체가 다른 게 사실이다. 초반부터 7점 차로 끌려가며 넉다운됐다고 생각한 경기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자신감과 팀 분위기 상승에 엄청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7회초 대량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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