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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리스가 없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을 뽑았다.”
여자농구대표팀 위성우 감독은 앰버 해리스의 아시안게임 출전 무산을 아쉬워하지 않았다. 여자대표팀은 남자대표팀과는 달리 최종엔트리 12명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해리스의 아시안게임 합류가 확정될 경우 1명이 부득이하게 빠져야 했다. 하지만, 해리스의 합류가 불발되면서 그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위 감독은 “원래 해리스가 없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을 뽑았다”라고 했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12일 평창 JDI에 입소했다. 지난 2주동안 철저하게 재활훈련을 소화했다. 여자농구는 선수층이 얇다. 대표팀 멤버들은 지난 시즌 소속팀서 혹사를 당했다. 원래 다음 시즌 준비를 할 때 한 여름이 되기 전엔 재활에 임하는 케이스가 많다. WKBL은 대표팀 일정에 아예 재활훈련을 포함했다. 소집일정을 앞당기되, 철저한 준비를 택했다. 여자대표팀은 26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다.
▲ 해리스 합류 아주 간절하지는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특정 스타 1명에 의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우리은행을 2년 연속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것도 끈끈한 조직력이 기반이었다. 대표팀서도 마찬가지. 위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서도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실시했다. 베테랑들과 신예들을 조합해 필승전략을 내놓았다. 비록 일본에 2연속 무너졌지만, 중국을 두 차례나 꺾은 건 위 감독의 지도력이 묻어난 결정체.
때문에 위 감독은 애당초 “해리스가 오면 좋고, 안 와도 그만”이라는 속내. 물론 “귀화하면 무조건 뽑겠다”라고 했지만, 굳이 해리스가 와서 기존 대표팀 시스템의 좋은 틀을 깨는 건 썩 좋은 그림은 아니었다. 물론 해리스가 탁월한 운동능력과 득점력으로 대표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는 건 확실하다. 국제대회서 해결사의 중요성은 엄청나게 크다. 삼성생명과 WKBL이 장기적으로 해리스의 귀화를 추진하는 이유. 하지만, 해리스가 없어도 여자대표팀의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남자대표팀의 경우 아시아에서도 중위권 전력이다. 하지만, 여자대표팀은 여전히 아시아 정상권. 일본이 급성장하면서 한국보다 좋은 전력을 갖고 있는 건 맞다. 중국도 세대교체 이후 전력이 좋아질 일만 남았다. 하지만, 한국도 그동안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했다. 전력도 유지했다. 더구나 위 감독이 지난 2년간 우리은행서 박혜진 양지희 임영희를 급성장시켰다. 또한, 일본과 중국이 아시안게임과 일정이 겹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1진을 파견할 가능성이 큰 상황. 위 감독으로선 여러모로 귀화선수의 필요성이 크지는 않았다. 여자대표팀은 기존 선수들로도 여전히 강하다.
▲ 득점력 극대화 고민
물론 고민은 있다. 해리스의 합류가 불발되면서 대표팀 공격력의 극대화는 기대할 수 없다. 위 감독은 원래 촘촘하고 세밀한 수비조직력으로 팀을 이끄는 스타일. 여기에 해리스가 조직력 파괴 없이 무난히 안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하지만, 해리스 없이도 좋은 전력을 구성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해리스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공격 파괴력을 키우는 작업도 필요하다. 국제대회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또한, 국제대회의 특성상 확실한 해결사의 존재감이라는 게 필요하다. 그동안 변연하가 이런 역할을 했다. 임영희는 아무래도 변연하보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다. 변연하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승부처서 수 차례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변연하는 디스크가 터지면서 당분간 재활에만 집중해야 한다. 위 감독의 전술훈련에 당분간 참가하긴 쉽지 않은 상황. 해리스마저 합류가 불발되면서 확실한 공격루트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임영희를 비롯해 김단비 김정은 등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위 감독은 이들을 주축으로 하는 확실한 패턴 플레이를 발굴할 가능성이 크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서도 박혜진과 임영희가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시스템을 만들었다.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기간은 4개월. 시간은 충분하다. 변연하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대표팀 공수 시스템을 확실하게 다듬어야 한다. 6월 28일까지 실시하는 진천선수촌 1차 합숙에서 그 기초를 다진다.
변연하를 제외하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가 없다. 더구나 여자대표팀은 지난 2주간 공을 거의 잡지 않고 체력과 재활만 했다. 전술훈련에 들어가기 전 기초작업을 확실하게 했다. 위 감독의 확실한 방향 제시만 있다면 대표팀으로선 해리스 공백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위 감독은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다. WKBL의 지원도 완벽하다. 해리스 합류 불발에 그리 아쉬운 표정을 짓지 않는 이유다.
[위성우 감독(위), 여자농구대표팀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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