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프로는 개인시간을 손해 봐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기본적인 자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의 훈련 태도를 유심히 지켜본다. 삼성의 통합 3연패 밑바탕엔 기본의 철저함이 들어있다. 매일 실시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게을리 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게 류 감독의 지론. 올 시즌 선두독주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을 잘 지키지 않았다면 삼성의 선두독주는 불가능했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류 감독은 더 깊이 바라봤다. 류 감독은 24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프로는 개인시간을 손해 봐야 한다”라고 했다.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선 남들보다 개인시간을 더 많이 손해 보더라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잘 먹고 잘 자는 것의 중요성
류 감독은 일전에 심정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심정수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에 몸을 담았다. 심정수는 삶은 계란 애호가로 유명했다. 당시 코치였던 류 감독은 심정수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고 한다. 심정수는 류 감독에게 “조동찬과 조동화의 차이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조동찬-조동화 형제의 부모는 계란 도매상을 했다. 그런데 조동찬은 계란을 많이 먹어서 체격이 좋아졌고, 조동화는 계란을 많이 먹지 않아서 체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물론 조동찬과 조동화는 야구로 성공한 형제들이다.
어쨌든 심정수는 그만큼 충분한 단백질 섭취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느꼈다. 그의 별명은 해라클래스. 특유의 우람한 근육의 원천도 계란. 류 감독도 격하게 공감했다. “나는 선수 시절에 알 깐다고(수비 실책) 경기 전엔 계란을 먹지 않았다. 선배들도 그랬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8~90년대엔 몸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았던 시절. 그건 잘못된 사고방식이었다.
류 감독은 “계란을 많이 먹어야 한다”라고 했다. 노른자를 빼고 흰자만 수십 개씩 먹었던 심정수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프로 선수라면 스스로 알아서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한다는 것. 물론 요즘 선수들은 잘 챙겨 먹는다. 철저하게 관리된 식단은 물론이고 각종 비타민, 녹용 등을 챙겨 먹는다. 하지만, 야식과 술, 담배를 즐기는 선수는 은근히 적지 않다.
술과 담배를 하고도 좋은 성적을 낸 스타들이 많았다. 하지만, 좋은 몸 관리의 기본 자세는 아니다. 류 감독은 “프로라면 기본적으로 먹고 자는 걸 잘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개인시간을 손해 보더라도 좋은 음식을 먹고 충분히 자야 최상의 경기력을 뽐낼 수 있다. 그게 건강 유지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 경기 전 준비만큼 경기 후 마무리도 중요하다
류 감독은 “얼마나 좋은 시대인가. 8~9년만 바짝 잘하면 FA로 일반인들이 만질 수 없는 돈을 거머쥘 수 있다. 요즘 선수들은 그걸 알기 때문에 알아서 확실하게 자기 관리를 한다”라고 했다. 류 감독의 말대로, 현재 프로 선수들의 준비는 매우 치밀하다. 각자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확실하게 만든 뒤 경기장에선 착실하게 타격, 주루, 수비 훈련 등을 소화한다. 메이저리그 스타들처럼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진 않아도, 알아서 기술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온다.
류 감독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승엽이에게 물어보니까 요미우리 선수들은 경기 후 항상 마사지를 받는다고 하더라. 몸의 피로감을 확실하게 풀어주고 퇴근하는 것”이라고 했다. 요미우리 선수들은 경기 후 정리운동 개념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퇴근한다고 한다. 류 감독은 “우리도 경기 후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퇴근해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은 경기 후 그냥 짐을 싸서 퇴근하는 선수들도 많다. 사실 주변환경의 한계가 결정적이다.
류 감독은 “2016년에 들어가는 신축구장에 웨이트트레이닝 센터, 실내연습장이 같이 들어간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경기 이후 각자 개인훈련을 하고 퇴근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부상 예방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필연적으로 개인 시간을 빼앗는 게 사실. 프로야구 선수의 경우 경기 이후 잠깐 외식을 하거나 급한 개인일정을 소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개인시간을 쪼개고 쪼개 몸 관리에 더 많이 투자하는 선수가 결국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다.
[류중일 감독(위, 가운데), 류중일 감독과 심정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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