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가나에서 온 의학 엘리트 청년 아부다드가 한국에서 인종 차별을 겪은 일을 털어놨다.
24일 방송된 MBC '세바퀴'에선 아부다드가 출연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사연을 밝혔다. 아부다드는 영화 '초능력자', '페이스메이커' 등에 출연하며 구수한 사투리 연기를 선보여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가나에서의 뛰어난 성적 덕분에 스웨덴, 중국, 한국 3개국에서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아부다드는 한국을 선택했던 이유로 "초등학교 때부터 수업을 통해 지도를 보며 왜 한 나라인데 두 나라로 나뉘어져 있는지 궁금했다. 또 그때부터 한국 경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과거 1950년대만 해도 한국과 가나의 경제 수준이 비슷했는데 2000년대에 보니 달라졌더라. 왜 그럴까 싶어서 한국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당초 스웨덴으로 가려고 했다는 아부다드는 "한국의 결과는 뒤늦게 나왔다. 스웨덴 가려고 비행기표까지 다 끊어 놓은 상태였는데 한국에서 온 소식에 한국으로 결정했다. 그때 엄마한테 맞을 뻔 했다. 스웨덴은 어렵게 잡은 기회였기 때문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의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한 이유로는 "어렸을 때는 일반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때 '만약 가나에 심장 전문의가 있었다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했다"며 "특히 가난한 아이들 중 심장병 걸린 아이들이 많다. 심장 분야로 전공하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아부다드가 한국에 정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부다드는 "의과대 공부를 시킬 거라고 약속해 다른 나라를 포기하고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의과대에 바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라. 그때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돌아가려고 했지만 다시 가면 스웨덴이나 중국은 안 됐다. 그래서 일단 언어부터 열심히 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언어를 잘 배우면 주변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 만날 수 있으니까"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차별 받은 경험도 털어놓으며 "언젠가 길을 물어봤는데 한 아주머니가 날 피하고 갔다. 그렇지만 뒤쪽에 있던 백인에게는 알려주더라"고 밝혔다.
또한 "의과대에 전화해 성적표를 알려주고 얘기하면 '어? 진짜 외국인이에요? 한국말도 잘하고 성적도 괜찮고, 그러면 우리학교 들어올 수 있습니다'라고 해서 서류를 가지고 들어갔다. '방금 제가 전화드렸던 아부다드입니다' 하면 표정이 바뀌더라"며 "이후 교수님 추천서까지 다 내도 '일단 알겠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1차도 붙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부다드는 "같은 서류를 호주 멜버른 대학교에 냈더니 그쪽에서는 장학금을 준다고 했다.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멜버른으로 돌아오는 월요일에 간다. '세바퀴'가 마지막 방송"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아부다드는 한국 생활 당시 자신을 도와줬던 이들이 많았다며 "항상 교회에 가면 웃으며 인사해주는 한국 엄마가 있다"며 "의과대가 안 된다고 해서 고민할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도와주겠다며 반찬도 챙겨주고 그랬다. 이번에도 5년 동안이나 한국에서 안 됐고 다른 길이 열렸으니까 멜버른으로 가라고 했다"고 밝히며 한국 지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