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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연패와 리빌딩, 둘 다 할 겁니다,”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표팀을 맡았다. 2년 연속 비 시즌에 소속팀을 돌보지 못한다는 의미. 하지만, 유 감독은 지난 4월 모비스를 챔피언결정전 2연패로 이끌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목표로 잡았다. 리빌딩도 성공하겠다는 게 유 감독의 야무진 꿈이다.
지난 19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유 감독. 사실 엄청난 발언이었다. 챔피언결정전 3연패도, 리빌딩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두 가지 대업을 동시에 완수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프로농구 17년 역사상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도 하지 못한 이 일에 현역 최고 명장 유 감독이 도전장을 던졌다.
▲ 3연패+리빌딩, 계산은 끝났다
프로농구 역사상 챔피언결정전 3연패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외국인선수가 전력과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환경적 특성과 특급신인의 존재감, FA와 트레이드로 인한 활발한 선수 이동 등은 왕조 건설에 어려움을 주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년 정상급 전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기에 건전한 리빌딩도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사실 유 감독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확정된 직후 “다음 시즌은 3연패냐 리빌딩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유 감독은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회사와 상의해볼 부분”이라고 발을 뺐다. 당연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만을 위해 달려왔다. 미래에 대한 구상은 없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이후 잠깐의 휴식을 취한 유 감독은 대표팀과 소속팀의 향후 밑그림을 완성했다.
유 감독은 “벌써 또 마지막”이라고 웃었다. 유 감독은 2014-2015시즌을 끝으로 모비스와 계약이 만료된다. 유 감독은 모비스에서만 10년을 보냈다. 이미 재계약만 두 차례 맺었다. 5년 총액 20억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 다음 시즌은 유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도저히 우승과 리빌딩 모두 놓칠 수 없었다. 모비스로서도 유 감독이 아니라면 우승과 리빌딩을 장담할 수 없다.
▲ 3연패+리빌딩, 놓칠 수 없는 이유
일단 다음 시즌은 귀화혼혈선수 문태영,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 로드 벤슨의 마지막 시즌이다. 문태영의 경우 다음 시즌을 마치면 3년 계약을 마치고 FA가 된다. 물론 모비스와 재계약 할 수 있지만, 타 구단 이적 가능성도 열린다. 라틀리프와 벤슨은 모비스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 KBL 규정상 외국인선수는 한 팀에 최대 3시즌 머무를 수 있다. 두 사람은 이미 두 시즌을 모비스서 보냈다. 모비스는 두 사람에게 재계약 의사를 타진한 상태. 유 감독도 “같이 가기로 했다”고 했다.
모비스는 최근 FA 함지훈을 붙잡았다. 결국 챔피언결정전 2연패 멤버를 다음 시즌에도 끌고 갈 수 있게 된 것. 동시에 다음 시즌은 이 멤버들이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이 됐다. 당연히 3연패가 욕심날 수밖에 없다. 누구도 해내지 못한 챔피언결정전 3연패다. 모비스도,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둔 유 감독도 3연패를 쉽게 포기할 순 없다. 절호의 기회다.
리빌딩도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현재 모비스 주축들은 대부분 30대다. 양동근은 30대 중반, 문태영은 30대 후반이다. 그렇다고 해서 백업 멤버들의 역량이 매우 뛰어난 것도 아니다. 쓸만한 백업 요원은 많지만, 주전들이 빠져나갔을 때 확실하게 그 자리를 메워낼 것이란 보장은 없다. 박구영, 천대현, 박종천, 이지원 등은 정확히 말하면 유 감독이 팀 상황에 맞게 철저하게 만들어놓은 스페셜리스트다. 이대성이라는 좋은 가드를 발굴했지만, 전 포지션에 걸쳐 좋은 선수를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작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령탑 역시 유 감독이다. 모비스 선수들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모비스로선 유 감독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만큼 리빌딩 완성도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싶다. 유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서 새롭게 팀을 만드는 것만 리빌딩이 아니다. 그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리빌딩”이라고 했다. 신인드래프트서 좋은 자원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 결국 기존 멤버들의 기량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 감독은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시에 포스트시즌서 쓸 무기를 따로 다듬어왔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완전히 다른 무대로 규정했다. 그 특성에 맞게 전술, 전략을 따로 마련해왔다. 한 마디로 멀티 테스킹에 능한 사령탑. 따지고 보면 유 감독은 과거에도 우승을 위해 달려가면서도 몇 년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선수들을 육성해왔다. 그 철저함과 치밀함이 유 감독의 특성이다. 3연패와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역량이 있다.
▲ 만만찮은 외부환경
하지만, 유 감독도 결코 쉽지 않은 환경임을 인지했다. 유 감독은 “KCC는 하승진이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무섭다. 그런데 김태술까지 합류했다. 정말 무서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LG도 그 멤버 그대로 간다. 문태종도 재계약했다.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오리온스, 동부도 원래 전력 자체가 좋은 팀”이라고 경계했다.
사실이다. 전술 전략적으로 치밀한 유 감독도 하승진의 높이를 당해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농구의 특성상 아무리 세밀한 전략을 만들어도 하드웨어의 이점 및 한계는 분명히 있다. LG 역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팀이다. 모비스로선 타 팀들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는 구체적이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작업을 리빌딩과 동시에 해내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역시 유 감독이 아니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유 감독은 “해가 한번 뜨면, 지는 게 맞다. 우리는 지금 확 떠 있는 해”라고 했다. 다만, 유 감독은 그 해를 최대한 천천히 지게 하기 위해 3연패와 동시에 리빌딩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대표팀 훈련을 지휘하면서도 다른 팀 선수들의 몸 상태, 대학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는 건 어차피 모비스로 돌아갈 유 감독에게 유리한 부분. 유 감독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건 대표팀이다. 하지만, 유 감독에게도, 모비스에도 너무나도 중요한 2014-2015시즌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모비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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