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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디바(DIVA)? 난 그냥 가수 김추자이고 싶다."
가수 김추자는 2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서 진행된 김추자 33년만의 컴백 및 콘서트 ‘늦기전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컴백 소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오랜만에 취재진과 만났다. 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김추자는 팬들과 공연을 통해 만날 예정이다.
우선 김추자는 "그간 살림살이 하고, 딸 키우고 열심히 살아왔다. 이 날을 기다리느라고 노력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추자는 준비해 온 인사글을 읽었다. 김추자는 "오랜세월 동안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 늦기전에 무대로 돌아온 김추자입니다. 30년 이상을 남편의 아내로, 딸의 엄마로 살다가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설레는 마음도 들고 흥분된다. 새앨범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 "오래 준비했던 앨범들이 이렇게 나왔으니 다시 노래할 예정이다. 긴 세월동안 잊어버리지 않고 끊임없이 찾아준 분들에게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콘서트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추자는 지난 1981년 결혼하며 돌연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 많은 팬들은 긴 시간 그녀를 기다렸고, 왜 갑자기 떠났는지 의문을 품었다.
이에 대해 김추자는 "여러가지 소문으로 인해 연예계 생활을 하기 싫었다. '간첩' 'CIA설'등의 이야기까지 들었다. 그때는 정말 노래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내겐 결혼 생활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시 컴백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건 목소리가 더 망가지기 전에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추자는 긴 시간 동안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여전히 음악에 대한 불타는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간 부엌, 응접실 등 모든 곳에 라디오를 두고 계속 채널을 바꾸며 들어왔다. 골고루 노래를 들어 '요새 노래를 트렌드가 이렇구나' '이 가수는 잘하네' 등을 파악했다. 남편과 딸은 '엄마가 노래에 미친것 같다'고 표현한다. 낮이고 밤이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음악을 듣다가 잠에 들었다. 이런 무질서한 생활을 20년 동안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김추자는 가요계에 대한 신경을 곤두세운 채로 살아왔다. 이 가운데 선배로서 후배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눈 여겨보는 후배가 있냐"는 질문을 받은 김추자는 "TV를 틀어놓으면 모든 가수들이 다 춤을 추고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식으로 노력하는 것 같다. 천편일률적이다. 마음에 드는 친구는 아직 없다. 음악 코드, 화장, 머리 모양도 다 비슷하다. 어떨 때는 얼굴도 잘 못알아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현역 가수들의 변천사를 다 알고 있다. 요즘 가수들이 신보를 가지고 나왔을때 내 나름대로 채점을 했다. 그러다보니 '외국 노래를 표절했구나. 어디서 듣던 노랜데'라고 깨달은 적도 있다"라며 "가사는 '인스턴트 사랑'과 관련한 것이 많다. 일명 '꼬시기 작전', '작업송'이 많아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참석한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김추자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그만큼 인기가 많았다. 처음으로 서구적 음악을 듣는 느낌이었다. 팝송에서만 들을 수 있는 스타일을 우리에게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민망한 얘기겠지만, 김추자는 여자가수 최초로 무대에서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 당시 아주 과격했다. 새마을운동을 할 때였으니 도발이었다. 냉전 중 엘비스 프레슬리가 나온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칭찬하며 향후 활동을 더욱 기대케 했다.
김추자는 록의 대부 신중현과도 저작권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 그는 "신중현은 내 음성을 다 알고 있는 분이다. 나를 잘 아는 베스트 콤비다"라고 자평했다. 앞서 김추자 측은 신중현의 미발표곡 수록과 관련한 저작권 문제를 두고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행히 양측은 논의를 통해 최종 조율을 마쳤고 신중현의 미발표 곡들은 정상적으로 이번 앨범에 실렸다.
"디바, 전설적 가수. 국민가수 등의 호칭을 난 너무 싫어한다. 그냥 나는 가수 김추자로 불리고 싶다"고 강조한 김추자는 컴백 기념 콘서트 ‘늦기 전에’를 오는 6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연다. 이어 춘천공연은 7월 6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개최된다.
1969년 데뷔한 김추자는 신중현 사단의 대표 가수다. ‘늦기전에’ ‘거짓말이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을 히트시키며 당대의 여가수로 떠올랐다. 이후 1980년 정규 5집을 발표했지만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단했다.
[김추자.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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