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몸 상태를 잘 끌어올리고 있다.”
여자농구대표팀 위성우 감독의 목소리가 밝았다. 앰버 해리스의 아시안게임 합류 불발. 하지만, 전혀 흔들림 없이 대표팀을 지휘 중이다. 배구 대표팀이 진천에서 퇴촌하면서 남자 대표팀과 교대로 코트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졌다. 위 감독은 지난 4일 전화통화서 “본격적으로 전술훈련에 돌입했다”라고 전했다.
선수층이 얇은 여자농구. 선수들은 진천 입소 직전 평창 JDI서 철저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26일 진천에 입소한 여자대표팀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갔다. 위 감독은 최종엔트리 12인을 일찌감치 결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허리디스크가 터진 변연하도 몸 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리는 단계. 위 감독은 “최종엔트리 변경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 키 플레이어 하은주
위 감독은 좀처럼 특정 선수를 거론하지 않는다. 개개인 역량보다는 팀 전체적인 조직력을 강조하는 스타일. 그런 위 감독이 의외로 “하은주”라는 이름을 먼저 꺼냈다. 위 감독은 “하은주가 뛰느냐, 뛰지 않느냐에 따라서 스타일이 달라진다”라고 했다. 당연하다. 해리스 합류가 불발되면서 대표팀이 취할 수 있는 특장점은 하은주의 절대높이(202cm).
하은주는 국내 최장신 센터.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표팀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원래 무릎 등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비 시즌엔 남들보다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타입. 대표팀이 훈련하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시기에는 재활하느라 바빴다. 위 감독은 지난해에도 하은주 없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지휘했다.
이번엔 다르다. 위 감독은 하은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일단 몸 상태가 예년에 비해 좋다. 하은주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몸에 쌓인 피로도가 예년보다 낮다. 그런 부분이 오히려 대표팀에 호재. 위 감독은 “은주는 착실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일본 중국 대만이 아시안게임서 100% 전력으로 나올 것에 대비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서 제공권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중국과 일본, 대만 모두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기본적 이유. 특히 햇수가 거듭될수록 일본과 대만의 기술이 좋아지고 있다. 한국과 격차가 거의 없다. 한국으로선 기본적으로 제공권 우위를 확고하게 점하지 않으면 주도권을 잡기 힘들다. 하은주의 전략적 활용은 그래서 중요하다. 승부처서 하은주가 결정적 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을 해낼 경우 그 의미는 상당하다.
▲ 하은주를 위성우호에 녹여라
문제는 조직력. 사실 위 감독이 좋아하는 스피드 농구와 하은주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하은주는 어쩔 수 없이 공수전환이 느리다. 현대농구에선 굉장히 불리한 요소. 신한은행이 하은주를 10분 정도만 기용하는 건 이유가 있다. 그의 몸 상태가 풀타임을 뛰기가 불가능하기도 했지만, 현대농구 시스템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
위 감독은 결국 하은주를 활용하면서도 조직력을 헤치지 않는 최적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최적 멤버 조합, 각종 전술전략에 따른 기용 방식 등을 찾을 것이다. 하은주가 키 플레이어가 됐다면, 하은주를 위한 공수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수비는 큰 부담이 없다. 하은주가 기본적으로 아시아권에선 경쟁력이 뛰어난데다 신정자 양지희 강영숙 등 하은주 대신 센터 수비를 맡아줄 선수도 즐비하다. 상대 공격수가 하은주를 외곽으로 끌어내더라도 대체 카드가 충분하다. 지역방어와 스위치 디펜스 준비도 당연히 할 것이다. 시간적 여유도 있다.
결국 공격이 관건. 승부처에서 상대 겹수비를 뚫고 득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 시점부터 그 약속된 플레이를 정비해야 한다. 대표팀에는 이미선 최윤아 박혜진 등 좋은 가드가 많다. 하은주의 위치선정과 가드의 패스 타이밍 등이 관건. 이때 파생되는 외곽슛 등 각종 옵션도 점검해야 한다. 예년보다 훈련시간이 길다. 8월 말에는 체코 전지훈련을 통해 성과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하은주를 필승카드로 가다듬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위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시절 하은주를 지도했다. 하은주를 대표팀에 녹여내는 일 역시 위 감독이라서 믿고 맡길 수 있다.
[하은주(위), 여자농구대표팀(아래). 사진 =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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