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강산 기자] 그야말로 환상적인 포크볼의 향연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이 주무기인 명품 포크볼을 앞세워 시즌 2승에 입을 맞췄다.
송승준은 7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내줬지만 자신의 시즌 최다인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로 SK 타선을 잠재웠다. 팀의 4-0 완승을 이끈 송승준은 시즌 2승(7패)에 성공했고, 평균자책점도 종전 7.14에서 6.08(47⅓이닝 32자책)로 1점 이상 낮췄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투구였다.
지난달 20일 삼성전 이후 첫 등판이었다.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18일이 걸렸다. 지난 3일 부산 한화전서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우천 순연되는 바람에 4일 뒤인 이날 등판하게 된 것.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던 문학 SK전이라 마음은 한결 편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날 송승준은 최고 구속 146km 직구와 포크, 슬라이더, 커브를 적재적소에 구사하며 SK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안타 7개를 맞았지만 대부분 산발에 그쳤고, 고비마다 주무기인 명품 포크볼을 활용해 SK 타선을 무력화했다. 절묘하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SK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기 일쑤였다. 시즌 초반과 견줘 구위는 몰라보게 좋아졌고, 포크볼과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해졌다. 이날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포크볼 6개, 직구 2개, 커브와 슬라이더 각각 하나였다.
초반부터 좋았다. 송승준은 1회말 선두타자 이명기를 14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김성현은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임훈에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재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첫 이닝을 넘겼다. 2회는 공 10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정상호와 박계현을 나란히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명기에 중전 안타를 맞았고, 김성현의 땅볼 때 유격수 문규현의 송구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2사 2, 3루 위기에 직면한 것. 하지만 임훈을 132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선두타자 이재원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김강민을 삼진,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손쉽게 이닝을 마쳤다. 그야말로 물 흐르듯 순조로운 투구가 이어졌다. 5회말에는 선두타자 박윤에 중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정상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도루를 시도하던 1루 주자 박윤마저 잡아내 한꺼번에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곧이어 박계현은 132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투구수도 61개에 불과했다.
6회에는 2사 1루 상황에서 이재원에 안타를 허용, 이날 2번째 득점권 출루를 허용했으나 김강민을 2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에는 1사 후 박윤에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정상호를 유격수 직선타, 박계현을 132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7회까지 98구를 던진 송승준은 팀이 4-0으로 앞선 8회부터 좌완 이명우에 마운드를 넘기고 이닝을 마쳤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투구에 만족한 표정이었다.
이후 이명우와 김성배, 김승회가 8, 9회를 실점 없이 틀어막아 팀과 송승준의 승리가 완성됐다. 송승준으로선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 나왔기에 굉장한 의미가 있었다. 스스로 '슬로 스타터'라 했지만 부진의 늪이 길어도 너무 길었다. 이제는 충분히 부활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날 송승준의 투구는 더이상 완벽할 수 없었다. '여름 사나이'가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송승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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