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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빛 바랜 데뷔 첫 5안타였다.
올 시즌 톱타자들은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톱타자가 아니다. 단순히 출루를 해서 중심타선에 밥상만 차리는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찬스에서 해결능력을 발휘하는 건 기본이고, 장타를 터트려 대량득점에 불을 붙이곤 한다. 극대화된 타고투저 시즌. 톱타자가 장타를 펑펑 터트리고 해결사 능력을 과시하면서 득점력이 높아진 경향을 무시할 수 없다.
넥센 서건창도 그런 역할을 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7일까지 타율 0.373(3위), 3홈런 27타점 50득점(2위) 22도루(2위). 84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22개. 전체 안타 4분의 1이 장타. 그다지 우람한 체격이 아님에도 서건창의 장타력은 좋다. 0.524로 18위. 물론 출루율도 0.432로 12위. 민병헌과 함께 만능 톱타자다.
서건창은 이날 전까지 13경기 연속안타를 때렸다. 지난 5월 24일 대구 삼성전 3안타를 시작으로 7일 목동 두산전 1안타까지. 만약 23일 대구 삼성전서 안타를 때렸다면 이날까지 2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할 뻔했다. 서건창은 이날 역시 안타를 치면서 1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그것도 무려 5타수 5안타 4타점 1득점 맹활약. 생애 첫 5안타 게임.
서건창은 1회 우선상 3루타와 좌중간 2루타, 3회 좌중간 안타, 5회 좌중간 안타, 8회 우중간 2루타를 기록했다. 홈런만 쳤다면 사이클링히트라는 대기록을 세울뻔했다. 서건창이 7일 경기서 니퍼트를 상대로 스리런포를 날렸기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었다. 어쨌든 홈런이 빠진 5안타 순도도 매우 높았다.
넥센은 주중 3연전서 NC에 스윕을 당했다. 그리고 맞이한 두산과의 홈 3연전. 매우 중요했다. 서건창의 역할은 당연히 중요했다. 예상대로 선발투수들이 밴헤켄을 제외하곤 5회를 채우지 못하는 실정. 서건창은 넥센 화력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득점이라는 본연의 역할은 단 한 차례. 하지만, 그것 외엔 완벽한 모습.
서건창은 잘 알려졌듯 LG에서 방출된 뒤 2012년 신고선수로 넥센에 들어왔다. 넥센 입단 3년째에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풀타임 3년차. 이젠 어떻게 한 시즌을 끌고 가야 하는지 조금씩 감을 잡고 있다. 올 시즌 서건창의 페이스가 떨어질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 이대로라면 민병헌(두산)과 함께 올 시즌 최고 톱타자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 듯하다. 또 하나. 군복무를 마쳤지만, 지금 페이스로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국가대표 주전 2루수로도 손색 없다.
하지만, 넥센은 서건창의 5안타 분전에도 불구하고 충격의 역전패를 안았다. 불펜을 조기에 가동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마무리 손승락이 9회 와르르 무너지면서 서건창 활약을 아무 의미 없게 만들어버렸다. 서건창으로선 웃을 수 없는 하루였다.
[서건창.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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