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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말씀을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경환 WKBL 총재의 입각이 눈 앞에 다가왔다. 청와대가 13일 발표한 7개 부처 중폭 개각. 최 총재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최 총재는 곧바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간다. 농구계에선 최 총재 입각을 두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최 총재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 친박계 정치인이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패스를 거쳐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총재는 친박계 중에서도 정통 경제통. 사실상 이번 청와대 개각의 핵심인물. 최 총재가 내각에 들어갈 경우 의원직도 겸직할 수 있기 때문에 할 일이 2배로 늘어난다. 농구계에선 최 총재가 입각한다면 WKBL 총재직을 겸직할 수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최경환 총재의 추진력 하지만…
최 총재는 2012년 8월 제6대 WKBL 총재에 취임하자마자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했다. 그해 4월 신세계 해체로 5개구단 체제가 되자 하나외환의 창단을 유도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경제통이란 장점을 활용해 금융, 보험사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결과. 또한, 논란만 무성했던 외국인선수 제도를 과감하게 재도입했다. 퓨처스리그 출범, 팁오프 시각 변경 등 여자프로농구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팬들의 반응을 보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접고 대안을 모색하는 용기도 있었다.
WKBL은 한선교 총재 체제 출범 이후 바람 잘날 없었던 KBL과 비교할 때 월등한 업무수행능력을 뽐냈다. 최 총재는 취임 초반 WKBL 사옥에 자주 들러 각종 업무를 직접 챙겼다. 1주일에 2~3회 정도 경기장을 찾아 현장 반응을 직접 살펴보고 업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농구관계자들과 팬들은 달라진 WKBL에 박수를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최 총재 입지가 더욱 굳건해지자 WKBL도 내심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최 총재가 지난해 6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WKBL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졌다. 신선우 전무이사와 양원준 사무국장이 직접 국회를 찾아가 업무 결제를 받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최 총재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하지만, WKBL이 사실상 신 전무 체제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미묘하게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사실. 취임 초반에 비해 최 총재 리더십이 살짝 약해졌다는 말이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입각을 눈 앞에 뒀다. 최 총재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취임 2년이 흘렀고 1년이 남은 상황.
▲ WKBL 앞날은
청와대 주요 각료가 체육단체장을 맡으면 절대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전례를 볼 때 체육단체장과 의원을 겸직한 정치인이 입각할 경우 체육단체장에서 물러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더구나 지난 5월 국회사무처가 체육단체 회장 혹은 이사장을 맡은 현직의원에게 겸직 불가를 통보했다. 여러모로 최 총재가 경제부총리를 맡을 경우 WKBL 총재직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은 분위기다.
WKBL 관계자는 13일 전화통화서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을 들은 게 없다. 다음주에 총재님이 출근하셔서 직원들과 그 문제로 말씀을 나눌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때까진 기다릴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총재님이 사실상 명예직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시더라도 당장 WKBL 업무체계가 흔들릴 가능성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각종 업무에 쫓겨 이름뿐인 총재로 연명할 바에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이 WKBL 수장을 맡는 게 옳다. 하지만, 힘 있는 실세 총재가 물러난다고 가정할 경우 차기 총재가 누가 되더라도 최 총재보다 정치적인 힘이 약한 인사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업무 추진 과정과 추진력 등이 약화될 우려가 있는 건 사실. WKBL은 7구단 창단 등 여전히 힘 있게 추진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
일단 WKBL은 기다린다는 입장. WKBL로선 최 총재가 물러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 최 총재의 입장표명이 중요하다. 참고로 WKBL 제1대 이성구 총재는 3년 임기 도중 물러났다. WKBL은 이후 총회를 통해 1999년 2월 김원길 총재를 추대했다. WKBL도 최 총재의 입각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때다.
[최경환 WKBL 총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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