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프로야구 33년 역사를 장식한 역대 33번째 3연타석 홈런. 그 주인공은 LG의 '캡틴' 이진영이었다.
이진영은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4,7회에 모두 홈런을 터뜨려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1회말 우월 솔로포, 4회말 중월 솔로포, 그리고 7회말 우월 솔로포로 그 대미를 장식했다.
LG는 이진영의 3연타석 홈런을 발판 삼아 SK와의 추격전을 벌였고 그 결과 연장 접전 끝에 10-9로 승리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 잠실에서 하루에 3연타석 홈런 친 최초의 국내 선수
이진영의 3연타석 홈런은 프로야구 역대 33번째 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주목할 것이 있다. 바로 잠실구장에서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구장이다.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무려 125m에 이른다. 가장 홈런을 치기 힘든 구장에서 기록한 3연타석 홈런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2003년 삼성 마해영이 잠실구장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친 적은 있지만 7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에 걸쳐 만들어낸 것이었다. 2009년 KIA 최희섭 역시 마찬가지. 8월 4일에 시작해 다음날인 5일까지 이틀 동안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이진영의 기록 전까지는 잠실구장에서 하루, 한 경기에 3연타석을 친 선수는 2009년 LG의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유일했다. 4월 5일 두산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페타지니의 괴력은 지금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때는 'X존'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3연타석 홈런 중 마지막 홈런을 제외한 나머지는 X존을 넘긴 것이었다.
X존이 사라진 지금, 그래서 이진영의 기록은 더욱 빛난다. 페타지니 이후 2번째이며 국내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한 경기에 잠실구장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친 이진영의 기록은 놀라움 그 자체다.
▲ 노림수 적중, 그러나 솔로포 연발의 아쉬움
좀 더 경기 안으로 들어가보자. 이진영은 3연타석 홈런은 노림수의 산물이다. 모두 로스 울프로부터 터뜨린 것이었다. 첫 타석에서는 3구째 들어온 135km짜리 체인지업을, 두 번째 타석에서는 3구째 들어온 129km짜리 커브를 통타했다. 대기록을 쏘아 올린 세 번째 타석에서는 5구째 136km짜리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이날 경기 후 이진영은 "상대 투수가 빠른 볼카운트로 승부할 것 같아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운 좋게 노리던 공들이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5구 이내의 빠른 승부, 그리고 변화구 노림수가 적중했음을 알 수 있는 말이었다.
이진영의 노림수는 완벽하게 적중했지만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진영이 홈런을 친 이닝이 1,4,7회인 것만 봐도 이진영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의 분발이 함께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3번타자 이진영 앞에 차려진 박용택-오지환 테이블세터는 울프를 상대로 별다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두 선수는 울프가 강판되고 나서야 5안타 4타점을 합작할 수 있었다.
[LG 이진영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SK의 경기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솔로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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