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 부상 및 사고로 멤버 교체가 빈번했던 남자농구대표팀과는 달리 이렇다 할 악재 없이 순항 중이다. 일찌감치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12인을 결정한 상황. 12일 전화통화가 닿은 위성우 감독은 “다들 잔부상은 있지만, 쉴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현재 훈련 중인 12명을 중도교체 없이 아시안게임까지 데려갈 예정이다.
여자대표팀의 준비는 예년과 달랐다. 예년보다 소집날짜도 빨랐고, 장소도 평창 JDI(재활센터)였다. 결정적으로 5월 12일부터 2주간 평창에서 철저하게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조절했다. 여자농구는 남자농구보다 선수층이 얇다. 대표팀 멤버들은 소속팀서 혹사를 당하는 구조. 대표팀 훈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조치. 대신 최종엔트리 12명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이들은 지난 5월 26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뒤 큰 부상자 없이 본격적으로 전술훈련에 들어갔다. 이변이 없는 한 이들 12명이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 최종엔트리 조기확정, 조직력 극대화 전략
남자대표팀의 경우 처음부터 진천에 15명을 소집했다. 현재 부상과 사고로 4~5명이 교체됐지만, 본래 12인 최종엔트리를 일찌감치 정할 생각이 없었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해서 최적 조합을 찾고 싶어한 유재학 감독의 의도이기도 했고, 혹시 모를 부상자를 대비한 조치이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곧바로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없는 선수도 있었다.
남자대표팀은 이번주 최진수 오세근 박찬희 양희종의 합류로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유 감독이 의도했던 효과는 이제부터 드러날 전망. 그러나 이게 꼭 정답은 아니다. 여자대표팀의 경우 일찌감치 최종엔트리 12인을 확정해 확실하게 몸을 관리시켜주고 책임감을 부여했다. 사실상 고정엔트리. 농구는 종목 특성상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와 의지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위 감독은 입촌 첫날이었던 지난 19일부터 꾸준히 대표팀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위 감독은 전화통화서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자신의 의도대로 대표팀이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 사실 위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서 보여준 조직력은 완전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의 확실한 방향제시로 대표팀은 중국을 꺾고 세계선수권 티켓을 땄다. 하지만, 매년 반복됐던 부상 변수로 훈련 효율성이 떨어졌다. 위 감독은 더 이상 그런 아쉬움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위 감독은 “기본적 전략은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득점루트 분산과 수비조직력 극대화를 최대 목표로 세운 상태. 앰버 해리스의 대표팀 합류 불발과 높이 이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지난해 여자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서 남긴 과제였다. 대표팀은 이번 진천 합숙훈련을 시작으로 8월 터키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불의의 부상만 없다면 위 감독의 최종엔트리 조기 확정은 성공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 변연하를 안고 가기로 한 이유
대표팀 에이스 변연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변연하는 지난달 12일 평창 JDI서 “허리 부상을 안고 뛰어왔다. 디스크가 터져서 운동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변연하는 현재 대표팀서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물론 의학적으로는 쉬는 게 맞다. 그러나 위 감독은 변연하에게 재활을 병행시키면서 전술훈련에선 제외하지 않았다.
위 감독은 “대표팀서 연하 존재감은 남다르다”라고 했다. 굳이 다른 말이 필요 없다. 검증이 끝났다. 변연하는 약 15년간 대표팀서 뛰었다. 변연하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서 만들어낸 하이라이트 필름은 수 없이 많다. 물론 변연하의 동갑내기 임영희를 비롯해 김단비 김정은 등 대표팀엔 또 다른 해결사가 즐비하다. 하지만, 변연하의 풍부한 경험과 미세하게 우월한 테크닉, 승부처에서의 임기응변능력 등은 대체불가다. 현실적으로 위 감독이 변연하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또 하나. 위 감독은 “연하나 (이)미선이가 솔선수범한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여자농구는 진짜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이다”라고 했다. 변연하는 자신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훈련에 임한다. 대표팀 구심점을 자처했다. 남이 등 떠밀어서 훈련에 임하는 게 아니다. 위 감독은 변연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위 감독은 이 좋은 케미스트리를 깨고 싶지 않다. 대신 철저하게 몸 관리를 시켜주고 있다는 게 위 감독의 말.
일찌감치 결정해버린 최종엔트리 12인. 순항 중이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부상자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어수선한 분위기 없이 단합이 매우 잘 된다. 특히 고참들의 헌신이 녹아있다. 이런 상황서 위 감독 특유의 세밀한 방향제시와 리더십이 결합됐다.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 위성우호가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다.
[위성우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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