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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끝까지 간다'가 '써니'의 뒤를 이어 또 한 번의 장기 흥행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011년 5월 4일 개봉한 영화 '써니'는 개봉 첫날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SF영화 '소스 코드',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의 마블 영화 '토르:천둥의 신'에 밀려 흥행 3위로 시작했다. 하지만 개봉 3일 만에 흥행 1위 자리를 꿰찼고 13일간 흥행 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이후 2위, 3위로 점차 순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쿵푸팬더2',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등 헐리웃 블록버스터들 공세에도 꾸준한 흥행력을 과시하며 730만명이 넘는 관객들 동원했다. 개봉 초반 100만 관객 전후를 예상했던 영화가 700만 고지를 넘는 으리으리한 흥행력을 과시한 것.
무엇보다 소위 말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영화도 아니고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톱스타들이 출연한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꾸준한 관객몰이에 성공,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7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충무로에 흥행 롱런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이런 '써니'의 흥행 공식을 '끝까지 간다'가 물려받을 조짐이다. '끝까지 간다' 역시 대작 영화로 분류될 수 있는 제작비와는 거리가 먼 작품. 여기에 동시에 개봉했던 영화들이 아시아를 뒤흔드는 톱스타들을 내세웠던 것에 반해 '끝까지 간다'는 믿고 보는 두 배우 이선균과 조진웅의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개봉 첫날은 흥행 정상 자리를 내줬지만 입소문을 타며 흥행 1위 자리를 꿰찬 후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여기에 눈에 도드라져 보이는 외관적 요인들이 아닌 영화 그 자체가 가진 힘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 지난달 29일 개봉 후 4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써니'와 같다. 특히 두 작품은 덩치 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습격 속에서도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데, '끝까지 간다' 역시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의 할리우드발 영화들 틈에서 당당히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끝까지 간다'의 흥행은 한동안 계속 될 전망이다. 개봉 4주차임에도 3주차와 비슷한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17일 오후 기준 신작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음에도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실시간 예매율 2위를 기록하며 변치 않은 관객들의 기대를 입증해 보였다. 또 16일 기준 좌석 점유율까지 3위에 오르며 속이 꽉 찬 장기흥행작임을 과시했다.
이런 '끝까지 간다'의 흥행은 반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써니'가 그랬듯 톱스타 만능주의에 반하는 흥행 결과를 이끌어 내는 영화의 힘을 보여줬고, 매력 있는 이야기라면 자극 없이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라면 돈으로 치덕치덕한 영화가 아니어도 흥행질주를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하지만 항상 신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극장가인 만큼 '끝까지 간다'의 흥행을 위협할 만한 작품들도 관객들을 만날 준비 중이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트랜스포머' 4번째 시리즈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와 내달 3일 개봉하는 정우성 주연의 범죄 액션 영화 '신의 한 수' 등이 그 주인공. 더 장기적으로 보자면 '혹성탈출:반격의 서막', '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렇다고 걱정하고 있을 필요만은 없다. 앞서 '써니'가 개봉이 한 달이 훨씬 넘은 시점에서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퍼스트 어벤져' 등 거대 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도 자신만의 흥행력을 과시해 왔듯 관객들에게 선택받은 웰메이드 영화 '끝가지 간다' 역시 대작들의 개봉 속에서도 자신 만의 흥행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한 것.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이 입소문을 만들고, 또 흥행으로 이어져 온 '끝까지 간다'가 '써니'의 뒤를 이은 또 한 편의 영화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사진 = 영화 '끝까지 간다'와 '써니' 포스터]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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