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의 다음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앰버 해리스의 귀화무산. 삼성생명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한별의 은퇴 역시 아쉬움이 크다. 삼성생명은 좋은 두 득점원들과 함께 2014-2015시즌을 준비하려고 했다. 결국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무산됐다. 삼성생명으로선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때다. 홍보람을 하나외환에 보냈고, 박하나와 허윤자를 영입했다.
해리스의 경우 삼성생명도 아쉬움이 컸다. 귀화를 직접 추진했으나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무릎 부상이 심각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왼쪽 무릎 역시 상태가 나쁘다는 결론. 재활에 약 5개월이 걸린다는 주치의의 설명에 삼성생명도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김한별 역시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당장 정상적인 선수생활이 쉽지 않다. 결국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 공백 크지 않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해리스는 2012-2013시즌 삼성생명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해리스가 없었다. 또한, 삼성생명으로선 귀화를 시킨다고 해도 큰 이득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WKBL이 한국귀화를 인정하면서도 전력불균형을 우려해 리그에선 외국인선수 취급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WKBL은 해리스를 2라운드 6순위 외국인선수로 간주하고 삼성생명에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주기로 했다. 귀화한 선수를 외국인선수로 취급해버리는 이중잣대. WKBL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삼성생명도 썩 탐탁지 않았다. 해리스 영입과 귀화가 무산되면서 이런 논의도 없던 일이 됐다.
김한별도 무릎부상으로 최근 2시즌간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 적이 드물었다. 지난 시즌엔 33경기서 평균 5.9점에 그쳤다. 2009-2010시즌에 입단한 이후 시즌을 거듭할수록 서서히 팀 공헌도가 떨어졌다. 외국인선수 입단 이후 김한별 공격옵션의 비중이 떨어졌다. 때문에 정상 합류를 기대했던 두 사람이 다음 시즌에 없다고 해서 크게 손해를 본다고 볼 순 없다. 삼성생명으로선 오히려 홀가분하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 이적생들과 정체된 유망주들의 성장 여부
핵심은 따로 있다. 일단 FA 계약을 맺은 박하나와 베테랑 허윤자의 활약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삼성생명이 박하나를 영입하는 과정이 썩 매끄럽진 않았다. 알껍질을 깨지 못한 미완의 기대주. 주위에서 말이 많았다. 결국 코트에서 경기력으로 말해야 한다. 이호근 감독은 “제대로 키워내겠다”라고 했다. 이 감독과 허윤자는 그 말을 지키면 된다.
베테랑 허윤자는 몸 상태 회복이 변수다. 허윤자는 하나외환서 사실상 버림 받았다. 그녀는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재활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란 확신 속에 계약을 맺었다. 몸 상태가 좋은 허윤자는 삼성생명에 무조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박하나보다 더 알짜배기 활약을 할 수 있다. 허윤자는 리바운드와 스크린, 패스 등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한 수비형 빅맨이다. 그동안 조직력에서 문제가 있었던 삼성생명과 유기적 결합이 이뤄질 경우 팀 전체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다. 주전 빅맨 배혜윤도 체력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더 중요한 부분. 그동안 수년간 정체된 기대주들의 성장 여부다. 박태은 고아라 등을 비롯해 유승희 양지영 등은 삼성생명이 반드시 키워내야 할 선수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연차들과 주전들의 격차가 큰 여자농구 특성과 여러 환경적 변수 등으로 그동안 유망주들이 옳게 성장하지 못했다. 단순히 1~2시즌 문제가 아니었다. 이호근 감독도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했다. 이런 선수들의 테크닉이 좋아질 경우 삼성생명 팀 전체적 힘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이 숙제를 풀지 못할 경우 고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감독은 19일 미국으로 떠났다. 현재 WNBA서 뛰는 외국인선수 후보들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일단 7월 말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서 확실한 득점원과 빅맨을 뽑아야 한다. 그런 다음 기본 전력과 조직력을 정비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해리스 귀화가 무산되고, 김한별마저 은퇴했지만, 삼성생명으로선 쉴 시간이 별로 없다. 상황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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