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5위로 내려앉았다.
두산이 20일 잠실 KIA전 패배로 롯데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롯데와 게임 차는 없다. 승률에서 근소하게 뒤졌다. 하지만, 4강권 밖으로 벗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찜찜하다. 시즌 내내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던 두산. 활화산 타격을 앞세워 승승장구했으나 결국 팀 성적은 마운드에 수렴하는 속설을 벗어날 수 없었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5.90. 6점대를 기록 중인 KIA와 한화 덕분에 최하위는 면했으나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 더스틴 니퍼트 외에 와르르 무너진 선발진. 구조적으로 균열요소가 많은 불펜. 마운드 시너지효과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퓨처스서도 이렇다 할 반전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마운드 고전 속 6월 타격 사이클마저 떨어지면서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게 무너졌다. 6월 4승11패 부진.
▲ 긴급조치들
최근 포수 최재훈이 1군에 올라왔다. 송일수 감독은 김재환을 퓨처스로 내렸다. 지난해에도 양의지의 독주를 제어하고, 미묘한 긴장감을 제공했던 최재훈이다. 송 감독은 올 시즌에도 최재훈이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최재훈이 1군에 올라왔을 때부터 “양의지도 긴장해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 수비가 좋고 송구 능력이 좋은 최재훈은 투수 입장에서도 반가운 포수다.
흔히 포수가 투수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과거 박경완이나 진갑용은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안정된 캐칭과 블로킹, 주변환경과 투수와 타자의 컨디션, 경기흐름을 완벽하게 파악한 뒤 나오는 투수리드. 적어도 투수가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면서 강점을 발휘할 순 있었다. 최재훈이 이 정도 레벨이 되는 포수는 아니다. 그러나 양의지와 마스크를 나눠 쓰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경우 능력이 극대화되면서 투수들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송 감독이 바라는 부분.
이재우가 퓨처스로 내려가면서 불펜 요원 함덕주가 1군에 올라왔다. 노경은을 이재우 자리에 넣어 선발 복귀시키겠다는 의미. 동시에 오현택이 선발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계속 선발진에 남겨둘 수도 있다는 암시. 마운드 재편의 시발점이 함덕주 1군 콜업이다. 다만 노경은과 오현택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송 감독은 이미 선발과 불펜 모두 균열이 생긴 상황서 노경은을 계속 불펜으로 등판시키는 것도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일단 송 감독은 노경은이 불펜에서 던지면서 감을 잡았다고 판단한 상태다. 늦어도 7월 중으로는 선발진으로 되돌릴 예정이다.
▲ 근본적 해결책은
이런 조치들이 두산의 경기력 향상과 미래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좀 더 체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결국 두산의 현 위기는 마운드에서 초래됐다. 투수 육성 시스템을 점검하고 자원을 검토하는 반면 기존 주력 선수들에 대한 기술적, 정신적 해법 제시도 당연히 필요하다. 특히 부진이 오래가는 노경은 유희관 크리스 볼스테드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산 특유의 타고투저는 1~2년에 진행된 게 아니다. 최근 수년간 두산이 갖고 있었던 팀 컬러와 선수단 운영 및 육성 스타일에서 도드라진 특성이다. 재능 있는 야수들이 속속 배출됐고, 송 감독 특유의 관리야구가 빛을 발하면서 야수 운영엔 큰 문제가 없다. 어차피 타격은 사이클. 팀 타선은 곧 올라올 때가 찾아온다.
그러나 송 감독으로선 근본적으로 마운드 위력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게 한국시리즈 정상탈환의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것 또한 잘 안다. 송 감독으로서도 선발진이 이렇게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 역시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 두산의 6월 대위기. 송 감독 리더십이 주목 받을 때가 됐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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