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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조금은 이상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시선. 자고로 정통한 음악인이라면 초야에 묻혀 살아야 하고 음악만을 추구하며 골똘하고 고심해야 한다. 유명세를 타고 예능프로그램이나 쇼 프로그램에 얼굴을 자주 비치기라도 한다면 '변했다'라든가 '퇴색됐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내뱉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시선들을 강하게 반격하기도 조금 뭐하다. 사회를 비판하고 음악과 가사를 통해 쓴 소리도 할 줄 알던 그 그룹의 음악은 멤버들이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하더니 분명 그 음악의 색과 맛이 변했다. 날이 빳빳하게 서 있던 노래의 칼날이 무뎌지는 것을 느낀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근처에서 만난 유희열 역시 이러한 시각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은 유희열이 MC를 맡고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이 5주년을 맞이한 것과 관련해 간담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를 통해 뮤지션으로서 유희열의 초심을 엿볼 수 있었다.
유희열은 '스케치북'을 처음 맡게 될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엔 두려웠다. 제가 어떻게 달라질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서 '스케치북' MC를 고사를 했었다"면서도 "그 당시에 사람들에게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결국 승낙을 했었다. 그리고 기억이 나는데 아마 '스케치북' 첫 번째 기자간담회였을 거다. 한 기자 분이 '앞으로 자주 볼 수 있나요'라고 물으셨는데 제 대답은 '스케치북이 저의 한계이지 않을까요'라는 거였다"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스케치북'을 시작으로 유희열은 MBC '무한도전',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 엠넷 '음악의 신', SBS 'K팝스타3'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과 쇼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쳤다. '스케치북'에서 구축된 '매의 눈', '감성변태' 등의 이미지는 예능인으로서 그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대중적인 유명세를 탔다.
유희열은 "그 때 이후로 사실상 5년이 지났는데 제가 'SNL'에 앉아서 신동엽씨와 콩트를 하고 있을 줄 생각도 못했다. 신동엽씨는 저와 친한 선배라 예전에 음악을 하기 한참 전부터 그런 얘기가 오고 갔었기 때문에 제안을 받을 때도 흔쾌히 응했다. 그건(함께 개그를 하는 것) 어릴 때부터 저의 바람이었다"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두 번째는 'K팝스타'라든지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제가 '메인 스트림'이라는 인식이 많이 각인된 것 같다. 하지만 제가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전략적으로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건 전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더불어 유희열은 음악인으로서 갖고 있는 고충, 그리고 아직 붙잡고 있는 초심에 대해서 털어놨다.
"음악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면 음악을 굉장히 많이 발표했을 것"이라고 운을 뗀 유희열은 "대강 7년 단위로 음반을 한 장씩 준비하고 있었다. 음반을 한 장 내는 게 갈수록 너무 어려워진다. 저의 예능적인, 전략적인 행보에 대해서 이 음악이 어떻게 비쳐질까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음악을 할 때는 단지 음악에 집중한다. 한 곡 한 곡 듣고 또 들으면서 '이 노래가 좋은가'만 생각한다. 그래서 음반이 늦어지는 것 같다. 제 인장이 찍혀 나가는 제 음악이기 때문에 음반 작업을 한참하고 있지만 매일 바뀐다. 어떤 때는 괜찮은 것 같다가도 다시 들어보면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이상하다. 그렇기 때문에 음반을 팍팍 내는 분들 보면 정말 부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근 'K팝스타3'를 통해 제작자로서 활동하게 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제 이름이 걸려있는 음악에는 단 한 번도 타협한 적이 없다. (자신의 인기, 대중성과)결부 시켜 생각해 본 적 없다"며 "'K팝스타'를 통해서 함께 음악을 해야 하는 친구들이 생겼고, 그들을 어떻게 끌고 나가야 될까라는 것은 끝없이 고민하고 있다. 결론이 뭐가 나오냐면 '내가 알고 있는 방법과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겠다'는 것이다. 그 친구들이 뭘 좋아해 왔고 뭘 잘 할 수 있는지 끊임 없이 관찰해야 되겠다. 제가 처음 음악을 하게 됐을 때 선배들 역시 나를 그렇게 끌어줬다. 그들이 스타가 되는 것보다 길게 음악인으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감각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과 '정체성'과 '방송'을 분리시킬 수 있는 눈이 생겼다"는 유희열은 "이렇게 단계를 밟아 올라가서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단순히 '이 프로그램을 선택했을 때 행복한가'가 제가 방송을 선택하는 선택 기준이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 동안 예능을 통해서 더 자주 만났던 '뮤지션' 유희열은 음악에만큼은 처음의 그 순간을 언제나 기억하며 끊임 없이 고민하고 애쓰고 있었다. 그는 '감성변태'의 캐릭터를 입었고, 개그맨 신동엽과 콩트를 하며 웃음을 주고 있지만 한 음악을 듣고 또 듣고 '좋은가'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며 '뮤지션'으로서 유희열을 놓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기대해 보고 싶다. 마음을 울렸던 간지럽게 했던 그의 음악을 곧 다시 들을 수 있기를.
[가수 유희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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