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선수도 아니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말이다.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에서 발이 아닌 이빨로 이슈가 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전 세계가 우루과이의 16강을 축하하기보다 수아레스의 '핵이빨'에 더 주목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수아레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아레나 다스두나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90분을 소화하며 9.57km를 뛰었고, 6차례 슈팅과 17차례 패스, 그리고 한 차례 '물어뜯기 신공'을 선보였다. 다른 기록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한 차례 '이빨'이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자, 상황을 되짚어보자. 수아레스는 후반 33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탈리아 키엘리니의 왼 어깨를 깨물었다. 리그 경기에서도 2차례나 상대 선수를 이빨로 물어 징계를 크게 받았는데, 월드컵 무대에서도 '명불허전'이었다. 그런데 참 교묘하게도 물어뜯었다. 심판도 못 봤다. '슈퍼매직'이 따로 없었다.
눈에 띄는 건 수아레스의 '핵이빨' 가동 주기가 짧아진 것. 네덜란드 아약스 소속이던 지난 2010년 11월에는 PSV 에인트호벤전 도중 상대 선수 오트먼 바칼의 목덜미를 물어뜯어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그로부터 3년 뒤인 지난해에는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첼시전서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을 깨물었다. 10경기 출장 정지를 받고 사과까지 했지만 재발까지는 1년도 채 안 걸렸다.
바로 올해, 2014년 월드컵 무대에서 사고를 쳤다. '물린' 이탈리아로선 화날 만했다. 마르키시오가 퇴장 당해 어려운 상황에서 심판이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한 수아레스의 행동을 못 보고 넘어갔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수아레스의 '물어뜯기' 이후 실점했기 때문에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주심은 못 봤다지만 TV 중계 화면에는 꼼짝없이 잡혔다. 세계인이 이 장면을 지켜봤다는 얘기. 게다가 키엘리니의 왼 어깨에는 수아레스의 송곳니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그리고 자신의 이빨이 아프다며 쓰러진 수아레스다. 키엘리니의 어깨뼈를 잘못 물어뜯은 모양이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전 세계 언론은 이미 수아레스의 행동을 질타하고 나섰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스포츠센터'에 패널로 등장한 미하엘 발락(독일), 루드 판 니스텔루이(네덜란드, 이상 은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분개했다. 당장 수아레스가 16강은 물론 앞으로 향후 몇 년간 경기에 못 나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업자득이다. 잉글랜드전서 2골로 나라를 구한 에이스는 온데간데없다.
수아레스에게 묻고 싶다. '당신 축구선수 맞냐'고. '핵이빨'로 명성을 떨치고 싶다면 이빨로 대형 자동차를 끄는 '스트롱맨 챔피언십'에 나가는 게 맞다. 축구는 이빨이 아닌 발로 하는 운동이다. 수아레스의 계속된 '엽기적 행각'은 축구를 모욕한 처사라는 것 외에 설명 불가다. 반성을 모르는 수아레스에게 축구선수를 넘어 '스포츠맨'의 자격은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볼 때다.
[루이스 수아레스(오른쪽)가 이탈리아 키엘리니를 물어뜯고 아픈 척을 하고 있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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