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수아레스, 축구천재 혹은 드라큘라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두 얼굴의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다. 축구천재 혹은 드라큘라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수아레스는 25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서 벌어진 이탈리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 선발로 출전해 후반 35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어깨를 깨물었다. 주심의 눈을 피한 그는 오히려 자신이 얼굴을 맞았다며 같이 쓰러졌고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우루과이는 후반 36분 코너킥서 터진 고딘의 결승골로 극적인 1-0 승리를 거두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루과이는 C조 1위 콜롬비아와 16강서 대결한다. 반면 마르키시오의 퇴장과 수아레스의 핵이빨 공격을 받은 이탈리아는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두 얼굴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최고의 선수’라는 극찬을 받았던 수아레스다. 월드컵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조별리그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 완패를 벤치서 지켜봐야했던 수아레스는 잉글랜드전에 돌아와 홀로 두 골을 넣으며 우루과이의 승리를 이끌었다.

감각적인 헤딩과 골문 사각을 가르는 통쾌한 슈팅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거머쥔 수아레스 그대로였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선수라곤 보기 힘든 맹활약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전에서 축구천재의 모습은 순식간에 드라큘라로 변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수아레스의 맘 속 깊숙이 숨겨뒀던 ‘깨무는 본능’이 깨어났다. 수아레스는 거침없이 키엘리니 어깨를 깨물었다. 그러면서 뒷일이 걱정됐는지, 헐리웃 액션으로 주심을 속였다.

이처럼 수아레스를 향한 평가는 매번 엇갈린다. 어이없는 기행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기막힌 골을 넣을 때마다 극찬이 쏟아진다. 허나, 분명 존경받는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수아레스는 가정적인 남편이다. 그러나 그라운드 안에서는 악동으로 변한다. 두 얼굴의 수아레스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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